LG화학 ‘캔’스럽게, 삼성SDI는 ‘파우치’스럽게

각기 다른 배터리 방식의 LG화학과 삼성SDI가 서로 장점을 제품에 반영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13일 LG화학은 자사의 파우치 배터리를 캔(CAN)에 담은 제품을 확보했다. 삼성SDI도 캔에 일부 파우치 장점을 적용한 제품을 개발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리튬이온 이차전지 배터리 셀은 과자봉지 모양의 파우치와 깡통 모양의 캔 두 방식으로 나뉜다. 파우치는 LG화학과 일본 AESC(닛산·NEC합작사), 캔은 삼성SDI와 PEVE(파나소닉·도요타) 등이 채택하고 있다. 파우치는 캔에 비해 가격 경쟁력과 제품 응용력이 뛰어나고 캔 타입은 제품 완성도와 생산성 등에 장점이 있다.

LG화학의 파우치 방식 리튬이온 이차전지
LG화학의 파우치 방식 리튬이온 이차전지

파우치 방식을 고수하던 LG화학은 최근 파우치를 캔 금형에 담은 배터리를 개발해 글로벌 전기차 업체 영업에 나섰다. 파우치에 캔 외형을 갖추면서 제품 완성도를 부각시키겠다는 의도다. 일부 전기차용 배터리로 캔 타입을 요구하는 고객사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삼성SDI도 기존 최소 생산 단위를 약 1㎾로 낮춘 신기술 개발을 통해 제품 다변화와 용량 추가 등의 확장성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ESS에 적용하면 기존 방식보다 용량 확대가 간편하고 3㎾급 이하 다양한 제품에도 적용이 가능하다.

파우치는 소형 이차전지에서 형태를 얇게 만들기 위해 개발돼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이 점점 얇아지면서 각광을 받았다. 고객 요구에 맞게 다양한 형태의 구조 변경이 가능하고 캔에 비해 다품종 소량생산에 유리하다. 표면이 넓기 때문에 열 발산에서 캔보다 뛰어나다. 하지만 대량생산 시 품질관리(QC)가 어렵고 고강도 파우치임에도 불구하고 기계적 충격에는 다소 불리할 수 있다. 반면에 캔은 내구성이 뛰어나고 대량생산이 가능하다.

초기 생산원가 등 투자비용은 많이 들지만 대량생산할 경우 공정 단계가 파우치보다 적어 원가 절감 폭이 비교적 크다. 하지만 파우치에 비해 셀 구조 설계에 유연하지 못해 모듈 구성 시 공간 활용도가 떨어진다. 이에 업계는 제품의 신뢰성에서는 캔이, 응용 면에서는 파우치 장점을 높이 평가하면서 두 방식 모두 장·단점이 있다고 평가한다. LG화학 관계자는 “일부 자동차 업체 요구로 파우치를 캔에 담는 안정적인 설계기술로 제품화시켰다”며 “완성차 업체를 대상으로 영업 중”이라고 말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