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 LED` 시장에 필립스·포스코도 합세...`제 살 깎기` 경쟁 우려

2만원 넘던 가격 1만원 이하로 내려

‘반값 발광다이오드(LED)’ 전구 시장에 필립스·포스코·삼성 등 메이저급 국내외 LED 업체들이 합세했다. 지난 2010년 국내 대형마트에 LED 전구가 첫 선을 보일 당시 가격(2만5000원 수준)에 비하면 반의 반값으로 떨어졌다. ‘노마진’ 수준으로 팔더라도 초기 LED 조명 시장을 선점해 고객 저변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다. 하지만 LED 조명 시장 전반의 ‘제 살 깎기’ 경쟁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반값 LED` 시장에 필립스·포스코도 합세...`제 살 깎기` 경쟁 우려

18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적인 조명 업체 필립스·오스람 등은 가정용 LED 전구 제품을 종전 할인점 가격보다 50% 이상 저렴하게 판매하기 시작했다. 필립스 LED 10W(노란빛)는 8550원, 오스람 LED 9W(노란빛)는 8400원에 각각 구매할 수 있다.

중국 업체들과는 달리 고가를 고수해 왔던 필립스와 오스람 등이 가격을 대폭 낮추자 국내 업체들도 맞대응에 나섰다.

포스코LED는 지난 2012년 1만원 이하로 가격을 떨어뜨린 데 이어 최근 ‘반값’ 판매 행사를 대대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현재 주력 제품인 9W 조명을 8980원에서 4000~5000원대로 내리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LED가 가격을 반값으로 내리면 이익을 보기 힘들다”면서도 “초기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게 더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이달부터 대형마트뿐 아니라 편의점으로도 유통 채널을 확대하고 있다.

1만원대 후반을 유지해 왔던 삼성전자도 올 들어 처음 가격을 내렸다. 홈플러스 등에서 삼성전자 LED 램프 구입 시 3000원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기존 1만7900원이었던 10.8W LED 전구를 1만4900원에 구입할 수 있다. 하지만 다른 업체에 비해 여전히 갑절 가까이 비싼 상황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도 LED 전구의 가격 정책을 획기적으로 변경하는 것을 고심 중이다. 이미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8000원대에 유통되고 있다.

앞서 올 초 이마트가 자체 상표를 붙여 5600원에 LED 전구(6W)를 내놓으면서 LED 조명 시장에서 출혈 경쟁이 시작됐다. 롯데마트도 이달 반값 LED 조명을 내놓을 계획이다.

하지만 LED 조명 시장 선두 다툼이 제 살 깎기 경쟁으로 변질되는 것에 대한 업계의 우려도 높다. 한 번 내린 가격은 다시 올리기 힘들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출혈 경쟁에 따른 피해가 소비자들에게 전가되지 않도록 품질과 서비스 개선에 더욱 노력해야 할 것”이라며 “가격 경쟁력외에 소비자를 모을 수 있는 새로운 마케팅 전략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