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자동차 부품 시장 진입 보폭 넓히나…업계 `촉각`

삼성전기가 전장 부품 시장 진출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면서 삼성 계열사들의 자동차 시장 진입 및 영역 확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은 그동안 삼성SDI의 하이브리드 및 전기차용 배터리를 제외하고 각 계열사의 자동차 부품 사업 진출에 제동을 걸어왔던 것이 사실이다. 자동차용 부품 시장에 신규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성능 및 안전성 검증 등의 절차에 오랜 시간이 걸리고, 투자 대비 수익성이 크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삼성전기도 최근의 움직임이 그룹 차원의 신사업 추진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LG그룹이 지난해 핵심 계열사인 LG전자에 자동차 부품 사업을 총괄하는 VC사업본부를 출범시키고 LG화학·LG디스플레이·LG이노텍 등의 계열사가 시장 진입에 역량을 집중하면서, 삼성에게도 자동차 부품 시장 진출은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과제로 부상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삼성전기의 경우, 모바일 및 IT 기기 중심 사업구조의 성장성에 한계가 나타나면서 새로운 먹거리 창출이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실제 지난해 삼성전기의 매출은 전년보다 11%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은 23%나 줄어들었다. 스마트폰 등에서 축적한 부품과 카메라 및 통신 모듈 기술을 자동차 전장 부품에 접목하는 것이 시급한 배경이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그동안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전자기기용 부품에 주력하면서 새로운 신규 시장 개척 활동이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차량용 전장 부품을 포함해 산업용 부품과 유통 등의 분야로도 사업 영역을 확대하기 위한 작업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삼성SDI의 배터리와 삼성전기의 전장 부품은 삼성의 자동차 시장 진출 및 확대 여부를 가름할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이미 삼성SDI는 BMW, 폴크스바겐 등 유럽 완성차 업체는 물론이고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을 대상으로 배터리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여기에 삼성전기까지 가세할 경우, ‘삼성’이라는 브랜드 파워를 중심으로 자동차 부품 시장에 적지 않은 반향을 일으킬 전망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통신 기술과 차량용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패널 등을 포함해 다양한 분야의 부품 기술을 갖춘 삼성전자의 자동차 시장 진출은 기존 시장판도 변화를 불러올 것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도 전사 차원에서 차세대 스마트카용 기술 및 특허 동향 등을 면밀히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각 계열사별로 흩어진 자동차 부품 관련 사업 역량을 통합시키기 위한 사전 검토의 성격이 짙다”고 분석했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 ,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