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PP야말로 창조경제 핵심 축

창조경제 정체성 논란이 있지만 그 핵심이 콘텐츠산업이라는 것에 이론이 없다. 영국을 비롯한 각국의 창조경제 개념이 조금씩 달라도 콘텐츠산업은 빠지지 않는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한류’ 붐을 일으킬 정도로 콘텐츠산업에 강점을 보였다. 최근 중국에서 ‘별에서 온 그대’ 신드롬이 일듯이 드라마와 K팝 등 한국산 콘텐츠는 세계 곳곳에서 인기다.

우리 콘텐츠산업 발전 요인은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20년 전 출범한 케이블TV산업이 분수령이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지상파 방송사에 한정된 콘텐츠 판로가 케이블TV 방송채널사업자(PP)들 덕분에 확 넓어졌다. 재능 있는 사람들이 콘텐츠 산업에 더 많이 뛰어들었다.

이렇게 콘텐츠 산업 저변을 넓힌 PP들은 정작 찬밥 신세다. 특히 지상파와 복수케이블TV사업자(MSO) 계열이 아닌 중소 PP들은 여전히 영세성을 면치 못한다. 상당수 중소 PP들은 지상파 방송 프로그램을 재방송하며 연명한다. PP 스스로 콘텐츠 역량을 높이지 못한 잘못도 있지만 빈약한 콘텐츠 수수료 배분 등 구조적 문제 탓이 더 크다.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가 18일 경기도 고양시 빛마루에서 ‘창조경제 핵심, PP산업 재도약 선포식’을 개최했다. PP산업을 새 시장과 일자리를 창출하는 창조경제 핵심 분야로 육성하겠다고 선언했다. PP산업 성장을 가로막는 각종 규제 개선과 중소와 복수 PP, SO가 상생할 ‘PP산업 발전 전략’ 마련을 약속했다. 바람직하며 시의적절한 정책 방향이다. 당장 내년부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로 미국 미디어업계가 물밀 듯 밀려올 상황이기 때문이다.

경쟁력이 없는데 PP라고 무조건 지원할 수 없는 노릇이다. 다만, 외부 콘텐츠 수입과 재방송이라는 쉬운 길을 놔두고 독자 제작을 포기하지 않는 PP엔 최소한의 배려가 있어야 한다. 이러한 PP가 성공해야 콘텐츠 산업 기반은 더욱 단단해지기 때문이다. 정부가 약속한 규제 완화와 공정경쟁 환경 조성이 독자 제작에 열의를 보인 PP들의 의욕을 되살리는 계기로 작용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