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소재 업계, 침체된 시장서 `퀀텀닷(QD)` 기회 노려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로 주목받는 퀀텀닷(QD·양자점)이 필름 방식으로 시장에 처음 진입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관련 소재 업체들이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국내 업체는 단기간 내 기술 확보가 어려운 만큼 글로벌 전문 업체와 연합 전선을 맺고 시장 진출을 꾀하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L&C·LG화학 등 국내 주요 디스플레이 소재 전문 업체들은 QD 필름 사업화를 위한 실무 작업에 들어갔다.

한화L&C는 이미 2~3년전부터 신성장동력 사업으로 지목해 관련 사업을 검토해 왔다. 이르면 연내 협력사를 발굴, 시장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 회사는 글로벌 QD 전문 업체와의 협력을 추진중이다. 한화L&C 관계자는 “미국·일본의 QD 전문업체들과 한창 기술 협력을 논의 중”이라며 “국책 과제를 통해 자체 기술력도 확보해 차별화를 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LG화학도 정보전자소재(I&E) 사업 부문 내 연구소를 중심으로 관련 사업에 대한 시장성 등에 대해 활발하게 검토 중이다. LG화학 관계자는 “주요 고객사들의 요구가 높아 관련 사업에 대해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며 “현재 기술 협력 등을 포함해 폭넓게 고려하고 있으나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안은 없다”고 말했다. 이밖에 대주전자재료도 QD 제조 기술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시장 개화 시점에 맞춰 상용화하겠다는 전략이다.

QD는 물질이 나노미터 수준으로 줄어들 때 전기적·광학적 성질이 변하는 반도체 나노 입자다. 색 순도와 광 안정성이 높아 차세대 발광 소자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QD 물질을 광학필름에 적용하면 LCD의 색 재현성을 높일 수 있다. 천연색에 가까운 디스플레이를 구현할 수 있어 최근 패널 업체들이 발광다이오드(LED)를 필름 형태의 QD로 대체하려는 움직임이다. 광학필름 소재 업체들이 이 시장에 큰 관심을 갖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시장이 개화하지 않아 대규모 투자는 조심스럽다”며 “하지만 QD는 TV뿐 아니라 여러 분야에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어 분명 시장 기회도 많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QD 디스플레이 소재 시장은 오는 2020년 2억달러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출하량 기준으로는 지난해 150만대 수준에서 오는 2023년 8700만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