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칼럼]사물인터넷 시대를 준비하는 우리의 자세

[보안칼럼]사물인터넷 시대를 준비하는 우리의 자세

최근 세계 IT업계 최대 관심사는 단연 ‘사물인터넷(IoE)’이다. 지난 1월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 이어, 지난 2월 스페인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서도 다양한 사물인터넷 서비스가 선보였다. 바야흐로 사물인터넷 시대가 열렸다.

사물인터넷이란 사람, 사물, 공간, 데이터 등 모든 것(Everything)이 서로 연결돼 정보가 생성·수집·공유·활용되는 초연결 인터넷을 말한다. 가트너는 인터넷에 연결된 사물의 수가 2020년에 260억개로 현재보다 10배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사물인터넷은 제조업은 물론이고 의료·농업·국방·재난·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수 있으며,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결합시키면 기존 산업의 생산성 향상과 창조적인 새로운 산업을 창출하는 효과도 불러올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특히 네트워크·칩·빅데이터·클라우드 등 관련 산업 육성 효과도 함께 거둘 수 있다. 이것이 사물인터넷이 새로운 먹거리, 일자리 창출의 열쇠로 주목받는 이유다.

이에 따라 세계 각국 정부도 발 빠르게 움직인다. 미국은 사물인터넷을 지원하는 디바이스, 차량, 의료기기의 규정 정비에 나섰다. 유럽연합은 2009년부터 사물인터넷 액션플랜을 수립해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으며, 중국은 2012년 사물인터넷 5개년 계획을 수립하고 핵심기술 개발, 산업화 지원에 약 8753억원을 투입하며 야심차게 준비 중이다.

글로벌 기업도 적극적으로 대처한다. 시스코는 사물인터넷 시장이 향후 10년간 19조달러 규모로 커질 것으로 추산하고, 특허에서 경쟁력을 가진 41개 회사를 인수했다. 구글은 최근 온도조절장치와 화재경보장치를 만드는 네스트랩스를 32억달러에 인수했다.

우리나라도 사물인터넷 산업 육성에 팔을 걷어붙였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 2월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우리나라 사물인터넷 시장규모를 2016년까지 4조8000억원으로 두 배 이상 확대하기로 했다. 관련 법·제도를 개선해 사물인터넷 생태계 기반을 조성,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유망기업도 육성할 계획이다. 대통령은 이 분야의 가능성을 다시 한 번 높이 평가하면서 철저한 준비를 당부했다.

지난해 IDC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사물인터넷 준비지수는 G20 국가 중 미국에 이어 두 번째에 올랐다. 최고 수준의 ICT 인프라와 탄탄한 제조업 기반이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는 우리가 사물인터넷분야 선두에 나설 수 있는 잠재력과 세계 최고의 테스트베드가 될 수 있음을 나타낸다. 이 같은 사물인터넷 세상을 준비하면서 세 가지를 제언하고자 한다.

먼저, 풍부한 아이디어를 가진 스타트업과 대·중소기업, 학계의 협력과 함께 민관의 효율적인 지원을 통한 산업 육성이 필수다. 이는 영국과 이스라엘이 창조산업을 육성시킨 비결이기도 하다.

둘째, 글로벌 선도기업과 파트너십을 구축해 세계 시장을 선도해야 한다. 현재는 지배적 사업자와 국제표준, 공통플랫폼이 부재한 상황이다. 이때 우리가 글로벌 기업과 협력해 기술개발 및 표준화, 사업화, 인력양성에 나선다면 해외시장의 조기 진출이 가능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보안위협 대비가 중요하다. 인터넷에 연결되는 센서, 디바이스 등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남에 따라 보안위협이 증대되기 때문에 개발 및 서비스 초기단계에서 미리 보안을 고려해야 한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은 사물인터넷 시대의 안전성 제고를 위한 로드맵을 연내에 마련할 예정이다.

최근 국내외 상황을 보면 2007년 아이폰이 촉발한 모바일혁명의 초기를 보는 듯한 느낌이다. 모바일혁명보다 훨씬 더 폭발적인 변화를 가져올 사물인터넷 혁명 시대에 들어서는 지금, 지난 과오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처음부터 글로벌 리더를 목표로 야심차게 추진해야 할 것이다.

임재명 한국인터넷진흥원 인터넷진흥본부장 jmlim@kis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