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모바일게임에 러브콜 보내는 구글, 속내는 카카오 견제?

한국 모바일 게임 개발사를 향한 구글의 러브콜이 시작됐다. 업계에서는 구글이 해외에서도 통한 좋은 콘텐츠를 얻으려는 목적뿐 아니라 카카오를 견제하려는 의도도 있다고 본다.

구글은 지난달 31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 개발자사 구글 플레이 게임 입점을 적극 홍보했다. 지상파 TV 광고도 시작했다. 모바일 게임 개발사가 구글 플레이를 잘 이용하면 얼마든지 외국에서 돈을 벌 수 있다는 내용이다.

속내는 다르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게임 시장에서 독보적인 카카오 영향력에 제동을 걸겠다는 의지로 본다. 카카오 독주가 구글 매출에 직접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포 카카오(for kakao)’ 이름이 붙어도 구글이 받는 수수료 30%는 변함없다.

문제는 구글 플레이 게임의 영향력 하락이다. 국내의 경우 상위 매출 게임 중 대다수가 카카오톡 플랫폼을 탄다. 구글 플레이 게임에서 아무리 특정 게임을 밀어도 큰 성과를 얻지 못한다. 자사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구글플러스를 이용해 게임에 소셜을 더하려는 구글 입장에선 반갑지 않은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당장 매출이 줄지 않지만 트렌드 주도라는 관점에서 카카오에 완전히 밀리고 있다며 “라인이 점령한 일본에서도 같은 상황이 벌어지고 있어 위기감을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과 일본은 구글 플레이 매출 상위 5위권에 드는 나라다. 메신저 플랫폼이 적극적인 글로벌 진출에 나서고 있어 어느 나라에서든 한국과 일본 같은 영향력 하락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다.

메신저 플랫폼이 인기를 끌면서 제기되는 수수료 논란도 부담이라는 해석도 있다. 구글 수수료 30% 외에 카카오톡 수수료 21%가 더해지며 개발사 불만이 커졌다. 논란은 카카오와 구글로 분산되지만 카카오란 플랫폼이 유통 사슬에 더해지며 해당 이슈가 불거졌다. 카카오 영향력이 떨어지면 일각에서 제기되는 수수료 논란이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다.

장기적으로 결제 시장에서도 카카오와 경쟁이 예상된다. 카카오는 결제대행(PG) 모듈을 카카오톡 안에 넣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간편결제시장에 진출하는 신호탄이다. 구글 역시 국내 결제 시장 진출을 타진한다. 구글이 PG 사업에 진출할 경우 카카오와의 경쟁이 불가피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안드로이드란 강력한 플랫폼을 가진 구글이 카카오란 제2 플랫폼으로 인한 영향력 하락을 원치 않는다”며 “게임과 결제 등 다양한 영역에서 메신저 플랫폼 견제가 거세질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코리아 관계자는 “최근 게임 강조는 구글 플레이로 한국을 넘어 세계 시장에 진출하자는 의미”라며 “개방과 경쟁이라는 구글의 원칙에는 변함없다”고 말했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