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손종현 한국공작기계산업협회장

“정밀 계측기와 컨트롤러(CNC) 등 공작기계 제작을 위한 핵심 부품은 아직도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자동차, 조선, 전자 등 우리나라 기간산업의 ‘뿌리’인 공작기계의 기술 경쟁력 향상을 위한 정책적인 관심과 지원이 절실합니다.”

[이사람]손종현 한국공작기계산업협회장

지난 9일부터 13일까지 닷새간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14 서울국제생산제조기술전(SIMTOS 2014)’ 현장에서 만난 손종현 한국공작기계산업협회장은 국내 공작기계 산업의 경쟁력 향상을 위한 과제가 산적해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우리나라 공작기계 생산액은 53억달러로 세계 5위를 기록했다. 국내 전방 산업의 설비투자 부진과 글로벌 수요 감소에도 불구하고 전년과 같은 순위를 유지했다. 이 같은 규모의 경쟁력에도 불구하고 국내 공작기계 원천기술 현황을 자세히 살펴보면 아직도 취약한 기반 위에 서 있는 것이 사실이다.

손 회장은 “공작기계를 비롯한 뿌리 산업이 힘을 발휘하려면 정밀 계측기를 자체적으로 만들 수 있는 기반이 필요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도 이 부분이 취약하다”며 “제품 원가에서 많게는 40%까지 차지하는 핵심 컨트롤러도 마찬가지여서 독일과 일본 등 선진국에 뒤처지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손 회장의 지적은 자동차와 휴대폰 등 국내 대표 수출 상품이 핵심 부품을 대부분 외산에 의존하고 있어 부가가치가 낮다는 분석과 일맥상통한다. ‘기계를 만드는 기계’이자 제조업의 근간인 공작기계도 똑같은 상황인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 공작기계업체들은 낮은 수익성을 숙명처럼 짊어지고 갈 수 밖에 없다.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할 뿌리 기술에 대한 지원이 절실한 배경이다.

특히 손 회장은 고급 기능 인력을 제대로 대접하고 후대로 명맥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기술자를 대하는 사회적 분위기도 바뀌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손 회장은 “일본이 공작기계 등 핵심 뿌리 산업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은 고급 기능 인력을 최고로 대우하는 사회·문화적인 배경도 큰 몫을 하고 있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그나마 적은 고급 기능인력도 명맥이 끊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핵심 부품 기술 부족과 기능 인력을 소홀히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합쳐져 공작기계 산업의 경쟁력을 갉아먹고 있는 것이다.

손 회장은 “최근 공작기계 기술은 단공정 가공 중심에서 다기능·복합 가공과 IT 및 전자 기술이 접목된 융·복합 가공 기술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며 “우리나라가 강점을 가진 전기·전자 및 IT 경쟁력을 공작기계와 융합할 수 있는 국가 차원의 청사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내 공작기계 1세대 기업 남선기공을 이끌고 있는 손 회장은 최근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회장에 재선임됐다. 손 회장은 앞으로 회원사들의 참여 폭을 더욱 넓히고 공작기계 산업 발전을 위한 업계 의견과 힘을 모으는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덧붙엿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