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세 `사운드바`, 고음질 전달 인프라는 취약

가정에서도 풍부한 음향을 즐기려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이를 겨냥한 사운드바 출시가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인프라 문제로 사운드바가 ‘빛 좋은 개살구’로 전락하고 있는 실정이다. 방송사들은 영화·음악 프로그램을 5.1 채널 음향으로 제작·방송하며 콘텐츠를 확충하고 있지만, 셋톱박스와 방송이 호환되지 않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달 2014년형 사운드바를 선보였다. 초고화질(UHD) 콘텐츠에 걸맞은 음향을 원하는 소비자를 겨냥했다. 사운드바 음성 출력은 200W 이상으로 20~40W에 불과한 TV 내장 스피커보다 풍부하다. UHD TV가 50인치 이상 대화면이 주종을 이루면서 ‘집안의 극장’을 원하는 수요가 사운드바로 몰리고 있다. 여기에 기존 홈시어터가 넓은 공간을 차지한 데 대한 부담도 더해졌다.

LG전자 관계자는 “10여 년 전 홈시어터 붐이 일었지만 콘텐츠 부족과 공간 활용성 때문에 구입을 주저하는 소비층이 많았다”며 “132.2㎡(40평) 이하의 가정에서는 사운드바로 입체음향 욕구를 충족하는 경향이 늘고 있다”고 소개했다.

방송사들도 5.1 채널 입체음향 콘텐츠를 늘리고 있다. 2003년 일부 드라마와 영화를 시작으로 주간 음악프로그램과 스포츠 중계까지 확대했다. 지상파에 이어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들도 입체음향 방송 대열에 동참했다. 시청자들은 5.1 이하 채널의 사운드바로도 가상 입체음향 기술을 이용해 풍부한 음향을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시청자들이 사운드바·홈시어터로 높은 수준의 음질을 즐기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유료방송 셋톱박스가 기종에 따라 지원여부가 다르기 때문이다.

KT IPTV의 경우 셋톱박스와 HDMI로 연결된 사운드바·홈시어터에서는 PCM만 지원돼 스테레오 음성 밖에 들을 수 없다. AC3(5.1 채널 포맷)은 별도의 광케이블(S/PDIF)로 연결해야 구현돼 음성 연결 설정을 매번 바꿔야하는 불편함이 생긴다. DVD·블루레이 등 대부분의 외부기기들이 HDMI, S/PDIF 상관없이 5.1 채널을 지원하는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가입자들의 불편 사항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지상파 신호를 유료방송으로 변조할 때 나타나는 비호환성도 문제다. 2012년 3월부터 ‘유희열의 스케치북’, ‘콘서트 7080’ 등 음악 프로그램을 5.1 채널로 방송한 KBS에는 음향 관련 민원이 쏟아지고 있다. 셋톱박스로 유료방송 시청 시 사운드바·홈시어터에서 일부 음성이 빠지거나 작아지는 현상 때문이다. KBS는 유료방송과의 기술 협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천행 KBS TV기술국 총감독은 “지상파 신호를 유료방송 포맷에 맞게 바꿀 때 음향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며 “지역·플랫폼별 조사로 사운드바·홈시어터 보유 시청자가 어떤 환경에서든 풍부한 음향을 들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