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월드컵 등 앞세워 한국 TV에 도전장…한국 `특화 기술`로 맞대응

고화질(HD) TV에서 한국에 밀렸던 일본이 초고화질(UHD) TV로 파상공세에 나섰다. 월드컵·올림픽 공식 후원을 등에 업고 올해 한국의 아성을 깨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UHD에서도 세계 시장 주도권을 놓지 않기 위해 특화 기술과 품질로 대응하고 있다. TV 시장 최대 특수인 월드컵이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소니·파나소닉 등 일본 업체들은 올해를 기점으로 방송 장비에서 TV까지 UHD 시장 선점에 총공세를 펼친다.

소니는 브라질월드컵 하이라이트인 16강·4강·결승전 중 3개 경기를 4K로 촬영·제작키로 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 후원사인 소니는 이를 월드컵 후에 발표될 공식 기록영화 ‘2014 FIFA 월드컵 필름’에 활용할 계획이다. 4K/60P 규격으로 FIFA를 통해 온라인으로 공개된다. 방송사와의 계약이 이루어지면 중계방송에도 활용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소니는 브라질 전역은 물론 전 세계 소니 매장에 마련될 행사장에 브라비아(BRAVIA) 4K UHD TV를 투입할 계획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공식 후원사인 파나소닉도 2월 소치올림픽에 처음으로 4K 장비를 동원했다. 올림픽 주관방송사 미국 NBC는 소니 장비를 이용해 일부 경기를 4K로 제작했다.

일본 업체의 ‘후원사 특수’에 삼성전자·LG전자는 ‘축구 특화 기술’로 맞선다. 축구 맞춤 기능에 마케팅을 더해 월드컵 특수를 노린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2~3월 중남미에서 선보인 축구에 특화된 UHD TV를 앞세운다. 잔디 색감과 관중 응원소리 등 현장의 분위기를 실감나게 전달하는 영상·음향 기술이 대거 포함됐다. 축구 경기와 관련된 부가정보 등 축구 애호가들이 즐길만한 콘텐츠도 확보했다. 득점·반칙 등 경기 중요 순간을 자동으로 녹화해 제공하기도 한다. ‘축구 맞춤 TV’로 시장을 공략한다.

FIFA 공식 후원사가 아닌 두 업체는 관련 마케팅에 ‘월드컵’이라는 단어를 쓸 수 없다. 올림픽도 마찬가지다. 삼성전자가 모바일 부문에서 IOC를 공식 후원하고 있지만 영상·음향기기는 1987년부터 후원하고 있는 파나소닉 몫이다.

이 때문에 스포츠 이벤트를 연상케하는 ‘엠부시 마케팅’을 할 수 밖에 없다. ‘축구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합니다’ ‘가자! 브라질로’ 등의 연상 문구를 사용하는 방법이다. 삼성전자·LG전자는 축구 특화 기능에 대표팀 후원·할인행사 등을 엮어 마케팅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월드컵은 TV 판매에 중요한 시즌”이라며 “삼성전자 UHD TV만의 축구 특화 기능을 앞세운 축구 마케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엠부시 마케팅: ‘매복’을 뜻하는 엠부시(ambush)에서 온 말로 스포츠 이벤트 등에서 공식 후원사가 아니지만 해당 이벤트를 연상하기 위해 문구·그림 등 연상물을 동원하는 마케팅 기법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