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예산정책 `재원대책 없이 세출확대 없다`

정부가 향후 3년간 중복사업을 통폐합해 600개 사업을 줄이는 등 예산을 구조조정한다. 부처별로 새 사업계획을 세울 때 기존 사업을 줄이는 페이고(pay-go) 원칙도 도입한다. 절약한 예산은 국정과제, 지역공약, 경제혁신 3개년 계획 등에 집중 투입된다.

정부는 15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2015년도 예산안 편성 및 기금운용계획안 작성지침’을 의결, 확정했다.

정부는 내년 예산안 편성지침으로 ‘재원 대책 없이는 세출 확대도 없다’는 페이고 원칙을 내세웠다. 신규 사업을 추진하거나 기존 사업의 예산확대가 필요한 때에 해당 부처가 먼저 지출 절감계획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6000여개에 달하는 재정사업 중 기능과 성격이 비슷하거나 겹치는 사업 600여개를 추려내 향후 3년 동안 없애기로 했다. 지출절감계획이 마련되지 않으면 원칙적으로 예산 확대를 불허하고 부처의 지출 한도를 초과하는 예산 요구에는 페널티를 부여키로 했다.

보조금 부정수급 사례가 적발됐음에도 대책마련이 미흡한 사업은 관련 예산을 삭감하고 비리관련 보조사업은 의무적으로 운용평가대상에 포함해 사업방식 변경, 존치 여부 등을 검토하기로 했다.

기획재정부는 “금융위기 때 대폭 확대된 각종 취로사업 등 직접 일자리 사업의 축소, 환경개선부담금 징수율 제고, 사회간접자본시설(SOC) 기존사업 재평가를 통한 사업규모 및 투자시기 조정 등 분야별 지출효율화 계획도 추진된다”고 설명했다.

대신 정부는 경제혁신과 도약, 국민의 삶의 질 향상, 한반도 통일시대 기반 구축 등에 재정을 중점 투입하기로 했다. 청년의 선취업 촉진, 경력단절여성 취업지원 강화, 소득연계 맞춤형 국가장학금 지원 확대, 중소·중견기업 수출역량 강화, 미래신성장동력 확보, 북핵 위협에 대비한 킬 체인(kill chain) 구축, 북한이탈 주민 정착지원 등이 대표적이다.

정부는 내년 기금운용계획도 모든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사업 우선순위를 재조정하고 벤처생태계 조성, 저리 전세자금 공급, 베이비붐 세대 퇴직인력 재취업 기회 제공 등 국정과제 지원에 집중하기로 했다.

기재부는 예산지침을 각 부처에 통보하고 6월 13일까지 예산요구서를 받아 부처 협의, 국민의견 수렴 등 절차를 거쳐 예산안을 편성해 9월 23일까지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내년 예산편성 일정은 국가재정법 개정에 따라 예년보다 10일 정도 앞당겨진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