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단통법 4월 통과 어려워...`여·야 대립, 제조사 반대` 과제 산적

[이슈분석]단통법 4월 통과 어려워...`여·야 대립, 제조사 반대` 과제 산적

정부는 지난해 음성적인 보조금 지급을 막아 휴대폰 출고가를 낮추고 유통구조를 투명하게 바꾸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하 단통법)’을 마련했다.

‘단통법’이 국회를 통과하면 대리점과 판매점은 이동통신사가 공시한 기준과 다르게 보조금을 지급할 수 없고, 소비자는 단말기 구입 보조금 대신 요금 할인을 선택 할 수 있다. 이를 어길 시에는 강력한 처벌을 받는다.

미래창조과학부는 4월 임시국회에서 단통법을 통과시킨 후 절차를 당겨 10월부터 실시한다는 방침이지만 정치적 이유로 사실상 쉽지 않다.

여·야가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에 함께 계류된 ‘방송법 개정안’ 등에서 좀처럼 합의점을 못 찾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게다가 6월에는 지방선거 등으로 정상적인 국회 활동이 어렵다.

미래부 관계자는 “단통법 국회 통과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4월 통과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단말기 제조업체 가운데 삼성전자는 단통법에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단통법이 통과되면 공급가, 출고가 장려금 등 영업비밀에 해당하는 현금 흐름이 그대로 드러난다는 이유 때문이다. 영업전략이 해외 경쟁 업체들에 노출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같은 휴대폰 제조사이지만 LG전자는 단통법을 찬성한다. 자금력이 약한 사업자 입장에서는 유통 구조가 투명해야 공정경쟁 환경이 조성되기 때문이다.

이경재 전 방송통신위원장은 지난 2월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단통법을 두고 “제조업체 로비가 있어서 그런지 상당히 진행이 잘 안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상훈 삼성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해 12월 “단통법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영업비밀 유출 위험이 크다”며 우려를 표시하기도 했다.

국회 관계자는 “삼성전자에서 단통법을 통과를 막거나 일부 항목을 수정하려는 등의 시도가 이어졌다”며 “현재 단통법이 국회에서 표류 중인 것에 내심 안도하는 기업이 삼성전자”라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여야가 단통법 자체에 대해서는 이견이 별로 없는 상황”이라며 “아직까지 법이 통과되지 않은 만큼 계속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기획취재팀기자 jeb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