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전형탁 한양대 교수

올해로 10년째다. 원자층증착(ALD) 기술 관심이 바닥 수준이었던 지난 2005년 첫 워크숍을 개최한 후 최근 10회 행사를 열었다. 그 사이 반도체 업계는 물론이고 학생들 사이에서도 ALD는 주요 관심사 중 하나로 떠올랐다.

[이사람]전형탁 한양대 교수

전형탁 한양대 신소재공학부 교수는 ‘ALD 전도사’로 꼽힌다. 지난 10년을 ALD에 매달려 지냈다. ALD는 1970년대 중반 핀란드 연구진에 의해 원자층에피택시(ALE)라는 이름으로 제안돼 발전을 거듭하는 기술이다. 박막 증착 관련 주요 공정 기술 가운데 하나다. 반도체·디스플레이·태양전지·발광다이오드(LED) 등 다양한 응용 분야에 쓰인다.

전 교수는 “1990년대 후반 미국 연구자들과 함께 현지에서 국제 ALD 콘퍼런스 개최를 주도한 것을 계기로 한국에도 ALD를 본격적으로 알리게 됐다”고 ALD와 인연을 소개했다. 전 교수는 지난 2005년 ‘제1회 한국 ALD 워크숍’을 개최한 후 지난 11일 열린 10회 행사까지 줄곧 워크숍 의장을 맡았다.

첫 행사 때 100명 남짓 오던 참석자들은 올해는 300명 이상으로 늘어났다. 내년에는 워크숍 장소를 더 큰 곳으로 옮겨야 하는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전 교수는 “지난 10년간 매년 4월 ALD 워크숍을 열었다”며 “그 사이 ALD 기술의 중요성이 부각되다 보니 최근엔 많은 사람들이 4월을 기다린다”고 흐뭇해했다.

한편으로는 부담도 된다. 전 교수는 “해마다 참여도와 관심도가 높아지니 행사를 주관하는 입장에서는 더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으로 다가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전 교수가 쉽지 않은 일을 10년간 계속해오고 있는 것은 사회 환원과 후진 양성 차원이다. ALD 워크숍은 매년 무료로 진행된다.

전 교수는 “ALD 분야 국내외 전문가들의 발표를 한 자리에서 듣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며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를 젊은 인재들에게 전해주기 위해서”라고 행사 배경을 설명했다. 워크숍 후원사로 참여하는 기업에는 자연스레 사회적 책임을 수행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10년째 ALD 기술 동향을 전하는데 힘써왔기에 지칠 법도 하지만 전 교수는 그런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그는 몇 주 전 10회 행사를 앞두고 머리를 까맣게 염색했다. 본인의 설명을 빌자면 ‘심기일전’ 차원이다.

전 교수는 “ALD 기술은 앞으로 디스플레이·태양광·배터리 분야로 무궁무진하게 발전할 것”이라며 “우리나라 연구자와 학생들이 미래 기술 발전에 대응하는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은퇴할 때까지 ALD 기술 소개에 힘쓰겠다”고 다짐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