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앤그린테크놀로지, CMP패드 사업 본격화...다우 독점 `흔들`

‘진대제 펀드’가 국내 첨단 제조업 시장에서 영역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반도체 핵심 소재 시장에도 본격 진출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유통 전문업체 블루앤그린테크놀로지(대표 진대제)는 반도체 화학적기계연마(CMP) 패드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 분야에서 사실상 독점적 시장 지위를 누려왔던 미국 다우케미칼의 아성이 흔들릴 조짐이다.

블루앤그린테크놀로지는 근래 SK하이닉스와 CMP 패드 공급량을 늘리는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10월부터 미국 넥스플래너(Nexplnar)의 CMP 패드를 들여와 SK하이닉스에 공급해왔다. 상반기 중 삼성전자에도 납품하는 것이 목표다. 이 회사 관계자는 “지금은 넥스플래너에 투자해 국내 유통사업만 해왔다”며 “향후 합작회사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CMP 패드 국산화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CMP는 반도체 공정 중 웨이퍼 위에 화학 물질을 증착한 후 웨이퍼를 얇게 갈아 필요 없는 부분을 걷어내는 공정이다. 패드에 슬러리를 발라 웨이퍼 상단을 연마한다. 반도체 공정이 복잡해지고 미세화할수록 CMP 패드 사용량도 늘어난다.

지금껏 CMP 패드 시장은 다우케미칼이 선점했었다. 다우케미칼은 CMP 패드 원천 기술을 보유한 롬앤드하스를 인수해 관련 특허를 독점했다. 그러나 넥스플래너는 독자 기술을 이용, 특허 분쟁을 피했다. 국내 업체로는 KPX케미칼(대표 이하우)과 동성에이앤티(대표 김진우)가 자체 CMP 패드를 생산 중이나 극소량인데다 특허 분쟁에서도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상태다.

한국다우케미칼 관계자는 “기존 반도체 시장 독점 체제에서 점유율이 다소 줄어들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올 초 발표한 신제품 ‘아이코닉(IKONIC)’ 등 고부가 제품을 중심으로 승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루앤그린테크놀로지는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이 대표로 있는 회사다. 대만 넥스플래너의 제품을 국내에 들여와 유통 사업을 시작한 것도 진 대표의 판단이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