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춘택 KAIST 교수, 5m 거리서 스마트폰 40대 무선충전 신기술 개발

새로운 개념의 다이폴 코일 공진방식(DCRS), 수년 내 상용화

‘와이파이존(Wi-Fi Zone)’처럼 특정지역서 스마트폰 40대를 동시에 충전할 수 있는 신기술이 개발됐다.

임춘택 KAIST 원자력및양자공학과 교수는 다이폴(쌍극자) 코일 공진방식(DCRS)을 처음 사용해 209W를 5m까지 무선 전송하는 데 성공했다고 17일 밝혔다.

KAIST 임춘택 교수(왼쪽)와 연구진이 무선전력전송 신기술을 이용해 LED TV를 작동하고 있다.
KAIST 임춘택 교수(왼쪽)와 연구진이 무선전력전송 신기술을 이용해 LED TV를 작동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지원을 받은 이 연구 성과는 지난 3월 국제전기전자공학회(IEEE) 전력전자 저널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기존 기술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개념의 다이폴 코일 공진방식(DCRS)을 개발했다. 상용화는 수년 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 DCRS는 코일 수가 송수신 두 개뿐이다. 최적화된 다이폴 구조의 고주파 자성체(페라이트 코어)를 사용해 부피(가로 3m×세로 10㎝×높이 20㎝)를 크게 줄였다. 또 주파수 변동이 적어 주변 환경변화에는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

100㎑대의 낮은 주파수에서 동작하기 때문에 효율성이 좋은 장점이 있다.

전력 전송 때 발생하는 전자파의 국제 기준인 27uT(마이크로테슬러) 이하로 제작할 있어 인체에도 안전하다.

연구팀은 한수원과 공동으로 개발 중인 원전 중대사고시 격납건물 필수계측기용 소형 비상전원에 이 기술을 적용해 10W의 전력을 7m까지 전송하는 실험에도 성공했다.

장거리 무선전력 전송기술은 지난 2007년 미국 MIT에서 자기결합 공진방식(CMRS)으로 60W를 2.1m까지 전송해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이 기술은 코일구조가 복잡, 부피가 큰데다 효율 등이 낮아 상용화되지 못했다.

임춘택 교수는 “원전에 이 기술을 도입하면 사고 시 대책마련에 크게 도움을 줄 수 있다”며 “기존 기술대비 전송거리는 2배 이상, 전송전력은 3배 이상 높였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또 “전기선으로 직접 연결해서 쓰는 것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효율이 떨어지고 다소 비싼 것은 사실이지만, 와이파이존처럼 특정 장소에 접근하면 별도의 충전기 없이 무선으로 전자기기를 사용할 수 있는 편리한 기술”이라고 덧붙였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