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정지·갤럭시S5 낮은 출고가 여파로 이동통신사·팬택간 파열음

LGU+이어 KT 동참…팬택, 최종 합의 아니야 '신경전'

스마트폰 출고가 인하를 놓고 팬택과 이동통신사가 불협화음을 냈다. 통신사의 인하 발표에 팬택이 아직 최종 합의가 끝나지 않았다고 밝히면서 신경전이 펼쳐졌다.

LG유플러스(대표 이상철)는 팬택 경영 정상화를 돕기 위해 ‘베가 시크릿업’ 출고가를 기존 95만4800원에서 37% 인하한 59만9500원에 판매한다고 18일 밝혔다. 보도 직후 KT도 출고가를 동일한 수준으로 낮춘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S5’가 86만원대에 출시돼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데다 이동통신사 영업정지로 통신시장이 냉각돼 판매 실적이 특히 저조한 팬택 스마트폰 구매를 유도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됐다.

LG유플러스로서는 영업정지가 다시 시작되는 오는 27일까지 최대한 재고를 정리하겠다는 입장이다. KT도 영업정지가 풀리는 오는 28일부터 재고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었다.

하지만 팬택은 즉시 LG유플러스·KT와 합의되지 않은 사항이라며 재고보상금액에 대해서도 협의 중이고 선구매물량에 대해서는 확답을 못 받았다며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팬택 관계자는 “출고가 인하가 판매에 도움이 되는 건 맞지만 일시적으로 재고 보상금액이 지출돼야 한다”며 매출 감소를 우려했다.

출고가는 구매가와 예상 보조금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해 설정한다. 만약 공급가가 70만원이고 이동통신사가 산정한 보조금이 25만원이라면 출고가는 95만원으로 정해진다. 공급가는 순판가와 제조사 정책비로 나뉘는데 이번처럼 공급가보다 가격이 낮아 순판가와 제조사 정책비 역시 조정이 있을 수밖에 없다. 이통 3사와 팬택은 재고를 이통사가 떠안을 때의 보상금액, 베가 아이언2 단말기 선구매 등 다양한 사항을 놓고 줄다리기를 벌여온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지금 재고가 너무 많아 감당이 안 되는 수준”이라며 “출고가를 대폭 인하하더라도 판매하는 게 양측에 유리하고 이후 보상금액 등은 순차적으로 논의하면 된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다음달 19일 영업정지 기간 동안 출고가를 낮추는 게 실익이 없다고 보고 출고가를 인하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팬택 역시 “3개 이동통신사 공히 합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제조사와 합의 없는 출고가 인하는 부담스럽다”며 “팬택과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