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 하지현 교수 "기존 인터넷·게임 중독 자가진단법 신뢰도 낮아”

건국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은 하지현 교수(건국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팀의 연구 결과 세계적인 인터넷과 게임 중독 자가 진단법 IAT(Young’s Internet Addiction Test)가 실제 인터넷 중독 여부와 정도를 진단하는데 부적절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1일 밝혔다.

하 교수는 인터넷 중독 환자를 대상으로 한 논문 ‘인터넷 중독 테스트의 유용성(Usefulness of Young’s Internet Addiction Test for Clinical populations)’에서 IAT 점수가 인터넷 중독자의 일평균 인터넷 접속시간이나 임상적 중증도와 상관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오히려 중증의 임상적 문제를 가진 인터넷 중독자를 대상으로 IAT를 해본 결과 점수가 기준치보다 낮게 나왔다고 설명했다.

IAT는 미국 피츠버그 대학 킴벌리 영 박사가 고안한 인터넷 중독 자가진단법이다. 우리나라 정부부처와 연구기관 등에서 발표하는 인터넷 중독 수치는 IAT와 유사한 자가보고 검사나 간단한 질문형 인터뷰를 거쳐 조사한 결과다. 하 교수는 “연구결과 IAT는 오히려 게임에 잠시 빠진 사람이 높은 점수가 나오고 중증 인터넷 중독환자는 자신의 중독성향을 부정하기 때문에 점수가 낮게 나오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인터넷이나 게임에 잠시 몰입한 사람은 스스로가 지나치게 빠져든다고 느끼면서 이에 대한 두려움이나 불안감으로 상대적으로 점수가 높게 나온다는 설명이다. 반면 중증 인터넷 중독 환자는 ‘조금만 신경 쓰면 해결할 수 있다’ ‘이 정도는 누구나 한다, 나는 문제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오히려 점수가 낮게 나와 인터넷 중독으로 진단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현 교수팀은 2006년 9월부터 2011년 10월까지 건국대병원 ‘인터넷 중독 클리닉’을 방문했던 62명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대상자 평균 연령은 21.7세이며 최저 11세에서 최고 38세다. 대부분 남자(47명, 91.4%)다. 이 연구결과는 최근 SCI급 정신의학저널 ‘Nordic journal of psychiatry’에 게재됐다.

건국대 하지현 교수 "기존 인터넷·게임 중독 자가진단법 신뢰도 낮아”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