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전선 매각 작업에 반사이익 기대하는 LS·일진

올해 국내 전선 시장에서 과점 현상이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대한전선이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오면서 LS그룹의 LS전선·가온전선과 일진전기가 상대적으로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일진전기가 대한전선을 인수할 경우 전선 업계는 LS그룹과 일진전기로 양분된다.

국내 전선 업계는 LS전선·대한전선·가온전선·일진전기 등 상위 4개 업체가 점유율 90%를 차지하고 있다. 이 중 LS전선(대표 구자은)은 절반가량을, 대한전선(대표 강희전)이 그 뒤를 이어 30% 정도를 각각 점유 중이다. 가온전선(대표 김성은)은 LS그룹 계열사로 일진전기(대표 허정석, 김희수)와 업계 3, 4위를 다툰다.

대한전선은 지난해 말 설윤석 전 사장의 경영권 포기로 M&A 매물로 등장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매각과 관계없이 초고압 케이블 수주 확대가 최우선 과제”라며 “올해 매출액도 전년 2조5135억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새주인을 찾는 과정에서 점유율 수성을 위한 투자는 어려운 형편이다. 또 초고압 케이블 시장은 이미 포화기에 접어든데다 고부가 해저케이블 사업 비중이 적다는 점에서 실적 방어가 쉽지는 않아 보인다.

반면 LS전선·가온전선 등 LS그룹 계열사와 일진전기는 상대적 수혜를 누릴 전망이다.

LS전선은 올해 전망을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계열사 JS전선의 원전 케이블 입찰 담합 사건으로 최악의 시기를 보낸 뒤 충격에서 서서히 벗어나는 모습니다. LS전선은 올해 초고압 케이블 사업을 기존 중동에서 유럽·미국 등지로 넓힐 계획이다. 해저 케이블 사업에서는 지난해 덴마크 전력청과 285킬로볼트(kV)급 HVDC 계약을 맺는 성과를 거뒀다. HVDC 케이블은 대용량 전력의 장거리 이송시 손실을 최소화한 차세대 케이블로, 국내에서는 LS전선만 생산한다. LS그룹의 가온전선도 그동안 적자 원인이었던 자동차 부품 사업을 정리하고 설비 투자를 통해 초고압 케이블 사업 비중을 높이기로 했다. 대한전선 매각 과정에서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도 있다.

적극적인 사업 확장을 추진 중인 일진전기는 대한전선 인수 후보로 거론된다. 일진전기 관계자는 “올 매출은 작년보다 성장할 것”이라며 “그러나 지금까지 대한전선 인수에 대해서는 공식 검토한 바 없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액 8778억원을 기록, 2011년 이후 2년간 적자를 내다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올해도 주력인 초고압전력선 시장에서의 비중을 키워갈 예정이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