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B산업 무역수지, 지난해 사상 최대 규모 기록

우리나라 인쇄회로기판(PCB) 산업 무역수지가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지난 2009~2013년 연평균 성장률이 40%에 달하는 등 스마트기기 시장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며 성장세를 일궈냈다.

21일 한국전자회로산업협회(KPCA·회장 김경희)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PCB 무역수지는 23억6300만달러로 전년 15억8200만달러 대비 50% 가까이 증가했다. 10년 전인 2003년 1억9100만달러와 비교하면 12배 넘게 늘어났다.

지난해 PCB 수출액은 51억8100만달러로 전년 대비 21.1% 크게 늘었다. 수입액은 4.6% 상승하는 데 그쳤다. 우리나라의 PCB 수출은 1996년 이후 2001년과 2009년 세계 정보기술(IT) 시장 침체와 글로벌 금융 위기로 인해 감소세를 기록한 것을 제외하면 매년 성장세를 시현했다.

국내 PCB 산업은 과거 기판에서 원부자재, 설비에 이르는 상당 부분을 일본에 의존했지만 1990년대 후반 이후 기술 국산화를 이뤄가며 체질을 다졌다. 국내 기업들은 연성PCB(FPCB), 전장용 PCB, LED PCB 등에서 착실히 기술력을 키워나갔다.

2000년대 초반 IT 경기가 악화되면서 무역수지가 줄어들기도 했으나 2000년대 중반 이후 성장세를 회복했다. 매년 수출과 무역수지가 큰 폭으로 뛰었다.

이에 힘입어 우리나라는 지난해 PCB 생산액 기준으로 대만을 제치고 중국·일본과 함께 세계 3강에 공식 진입했다. 지난해 국내 PCB 생산 규모는 전년 대비 4% 증가했다. 올해는 6.9% 늘어난 87억7700만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우리 PCB 산업이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난관도 적지 않다. 지난해 PCB 생산 기준 한국의 점유율은 14%다. 2위 일본(15%)과 4위 대만(13%) 사이에 끼어 있다. 1위 중국은 42%로 한참 앞서 있다. 한국으로서는 3위 자리를 탈환하려는 대만의 추격을 견뎌내면서 2위 일본의 견제를 뚫고 신장세를 이어나가야 한다.

게다가 올해는 예년과 달리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상태에 접어들면서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이다. 고부가가치 기판 기술력을 키우면서 시장 변화에 적기 대처하는 역량을 쌓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올해 PCB 시장은 스마트기기에 채용되는 FPCB와 임베디드 기판 등 고부가가치 기판 성장이 두드러질 전망이다.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에 쓰이는 플립칩-칩스케일패키지(FC-CSP) 기판, 전층 IVH(Interstitial Via Hole) 방식 기판 등이 주목된다.

KPCA 관계자는 “저가 PCB 시장은 중국이나 대만과 경쟁하기 힘들다”며 “고부가가치 기판 쪽으로 기술력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위:백만달러)
※자료:한국전자회로산업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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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