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미 대통령 방한]오바마 방한, 북한 비핵화 이행 압박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3일 일본을 시작으로 아시아 순방에 나섰다. 일본, 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4개국을 방문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25일 오후 1박 2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는다. 자신의 취임 이후 네 번째, 박근혜 대통령 집권 이후 첫 번째 방문이다.

[오바마 미 대통령 방한]오바마 방한, 북한 비핵화 이행 압박

한국 방문의 초점은 대북 메시지에 맞춰질 전망이다. 북한의 추가도발 움직임을 확실히 억제하면서 동시에 비핵화 대화의 장(場)으로 끌어내는 메시지를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대북 메시지는 기존 기조와 다르지 않을 전망이다. 북한 도발위협에 대처하는 한미일 삼각 안보 공조를 재차 강조하고 ‘북핵 불용’이라는 원칙하에 북한이 기존 비핵화 약속을 이행하도록 압박하는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종전보다는 좀 더 대화 쪽으로 견인하려는 기류가 읽힌다. 벤 로즈 백악관 국가안보부보좌관은 최근 “우리는 북한과 외교의 문을 닫지 않았고 협상을 계속 추구할 것”이라며 “그러나 이는 북한이 기존 비핵화 약속들을 지킬 준비가 돼있음을 보여줄 때에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에서 내놓을 메시지도 이와 맥을 같이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북한의 핵 포기 결단을 보다 강하게 압박하는 새로운 키워드가 제시될 가능성도 있다. 또 박근혜 대통령이 6자 회담 재개와 관련해 ‘다양한 방안의 모색’을 언급한 만큼 경제지원 등 한결 유화적 메시지가 나올 수도 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이행 문제도 양국 정상이 집중 거론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 재계의 입장을 대변하는 태미 오버비 미국상공회의소 아시아 담당 부회장은 “한미 FTA 이행 문제와 관련해 광범위한 리스트를 갖고 있다”며 “자동차, 금융, 제약, 의료장비, 원산지 규정, 관세, 세무감사 분야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두 정상은 한미 간 전략 분야 현안인 전시작전권 전환 재연기 문제나 경제협력 분야에서 미국이 주도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에 우리나라가 참여하는 문제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한국민을 위로하는 상징적 언행을 보여줄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이 국가적 애도 분위기에 잠겨있는 만큼 ‘애도’와 ‘지원’에 초점을 둔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또 오바마 대통령은 박 대통령에게 동북아에서 한일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양국 관계 정상화 노력을 주문할 것으로 관측된다.

아시아 순방길에 오른 오바마 대통령은 23일 저녁 도쿄에 도착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비공개 만찬을 했다. 방일 이틀째인 24일에는 일본 왕궁 환영식, 아베 총리와 정상회담과 공동기자회견, 일본과학미래관 방문, 메이지신궁 방문, 일본 재계 인사와 면담, 일왕 주최 공식 만찬 순서로 일정을 소화한다.

25일에는 일왕을 면담한 뒤 오후 한국에 도착해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헌화한 뒤 경복궁으로 이동해 한국문화를 체험하고 박근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다. 정상회담이 끝나면 공동기자회견이 열릴 예정이고, 이후 양국 정상은 다시 만찬을 겸한 실무회담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방한 이틀째인 26일 오바마 대통령은 먼저 재계 주요 인사와 만나 한미 FTA 이행을 비롯한 양국 간 경제 현안을 설명한다. 그 뒤 오바마 대통령은 한미연합사령부로 이동해 안보 현황을 브리핑받고, 용산 미군기지에서 연설한 뒤 말레이시아로 출발할 계획이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