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칼럼]창조경제의 마중물, 콘텐츠 산업](https://img.etnews.com/photonews/1404/552845_20140428152146_504_0001.jpg)
‘별에서 온 그대’ 주인공 천송이가 드라마에서 먹은 ‘치맥’은 중국의 젊은 연인에게 선풍적 인기를 모았다. 최근 우리나라 맥주의 중국 수출이 200% 늘어나는 데 크게 기여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분석으로는 이 드라마가 우리 경제에 가져온 부가가치 효과는 쏘나타 약 2만8000대 생산과 같으며, 취업에 있어서는 약 6만8000대 생산과 동일한 효과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한국의 패션·화장품·식음료·인테리어 등 연관 산업의 글로벌 매출도 급등했다. 이것이 바로 콘텐츠산업의 힘이다.
그러나 해당 콘텐츠를 만들고 방송한 제작사와 방송사의 수입은 기대에 못미칠 정도로 미미하다고 알려졌다. 중국은 지상파와 케이블방송을 통해 정식 방영되기 전에 이미 드라마 열풍이 일어났으며, 정식 판권수입도 파급효과에 비해 매우 적었다. 이는 일차적으로 좀 더 면밀한 콘텐츠 저작권 관리를 요하는 부분이기도 하지만 콘텐츠산업을 기존의 제조업과 다른 시각으로 바라봐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콘텐츠 산업은 그 자체로 매출·수익을 올리기도 하지만 많은 경우, 연관 산업에 대한 파급효과가 더욱 큰 ‘마중물 산업’이라는 특성을 지닌다. 대한민국이라는 국가 브랜드 가치를 높여줄 뿐 아니라 이를 통해 연관 제조업 상품의 가치와 판매까지 높여주는 효과를 이끌어 낸다. 창의적 인재와 그를 통한 명품 콘텐츠의 창조가 타 상품의 판매와 시장의 확장에 위력을 발휘하는 산업이라는 것이다.
우리나라 콘텐츠 산업은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아직 2.7%에 불과하다. 규모면에서는 갈 길이 멀지만 콘텐츠의 세계시장 점유율 순위는 7위로 이는 15위인 GDP와 16위인 국가 브랜드 순위를 견인할 수 있는 강력한 차세대 성장 주체다. 특히 GDP 대비 콘텐츠 세계시장 규모로는 세계 1위 수준으로 잠재력과 가능성이 충분한 신산업이다.
그러나 국가 경쟁력을 견인할 수 있는 산업으로서의 평가나 대우는 아직 부족한 실정이다. 우리나라 경제의 주력 산업은 1960년대에 철강을 시작으로 70년대 자동차, 80년대 반도체, 그리고 90년대 IT로 이동했다. 그 과정에서 정부는 이들을 당대의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매년 정부 총예산의 2~7%를 투입해 집중 지원했다. 하지만 종래의 전략산업과 유사한 수준의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콘텐츠 산업은 정부예산의 0.14%라는 미미한 수준의 지원에 머물고 있다.
얼마 전 일산 빛마루방송지원센터에서 열린 대통령 주재 제3차 문화융성위원회 회의에서 콘텐츠 산업과 한류 육성을 위해 다양한 정책의 청사진을 선보였고 지속적인 투자도 약속했다. 이제는 현재의 매출규모를 기준으로 정부 예산을 투입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가치를 보는 안목으로 전략적 투자를 실행해야 할 때다. 모름지기 투자의 요체는 스피드와 타이밍이다. 특히 정보화와 창의성을 요구하는 창조적 산업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한국은 2012년 국민소득 2만 달러에 이른 인구 5000만 이상 국가로 7번째 자리매김했다. 우리보다 먼저 이른바 ‘20-50’클럽에 들어간 나라들은 그 동안에 국민소득 3만 달러 이상인 ‘30-50 클럽’으로 옮겨갔다. 콘텐츠산업은 높은 경제적 파급효과로 인해 국가경쟁력을 끌어올리고 글로벌 시장에서 연관 산업의 진출이 용이하도록 도우면서 창조경제 구현을 촉진한다.
콘텐츠산업 수출을 통한 경제 가치는 대한민국의 이미지와 국가브랜드 강화라는 문화 가치로 승화되면서 창조경제로 재투자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한다. 지속가능한 국가경제를 이끌고 창조적인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서는 콘텐츠 산업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 정부는 물론 기업과 미래 세대 모두가 그 가치를 인정하고 참여와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박광무 문화관광연구원장 kmoopete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