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SW 개발사, 네이버 SW 끼워 넣기 정책 반발 거세

중소 소프트웨어(SW) 개발사들이 네이버의 SW 끼워 넣기 유통정책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누구나 공짜로 쓸 수 있는 프리웨어를 유통하면서 네이버가 영향력을 악용해 자사 SW까지 함께 내려받기 하도록 유도한다는 지적이다.

네이버는 ‘네이버 소프트웨어’ 코너에서 다양한 공개 SW를 제공한다. 이 가운데 ‘다운로드 톱50’은 일주일 동안 내려받기 수를 기준으로 인기 SW 50개를 소개하는 페이지다. 보안, 동영상, 오디오 등 카테고리별 순위는 물론이고 전체 랭킹을 제공해 네티즌에게 인기가 높다.

문제는 이 페이지에서 외부 개발사 일부가 제외된다는 사실이다. 이들은 ‘개발사 소프트웨어’란 별도 페이지에서 내려받기 기능이 제공되고 순위가 집계된다. 이 페이지는 ‘다운로드 톱50’ 페이지 우측 상단에 작은 글씨로 배치돼 찾기가 상대적으로 어렵다.

일부 개발사가 톱50을 거부한 이유는 네이버가 외부 개발사 SW 내려받기 와중에 자사 서비스를 끼워 넣지 말라고 항의했기 때문이다. 네이버에서 SW를 내려받으려면 전용 내려받기 툴을 설치해야 한다. 이 툴을 설치할 때 마지막에 ‘네이버 시작 페이지 설정’과 ‘네이버 프로그램 설치’가 나타난다.

사용자가 체크 표시를 지우면 설치를 피할 수 있지만 상당수 사용자는 아무 생각 없이 허락한다. 내려받기 툴을 설치하고 특정 SW를 파일을 받는 동안에도 네이버 시작 페이지 설정과 프로그램 설치가 다시 나타난다. 네이버가 타사 제품을 받으려는 사용자를 이용해 자사 첫 화면 설정 점유율을 높이고 SW까지 설치하도록 교묘하게 설계했다고 개발사들은 꼬집었다.

개발사 항의에 네이버는 ‘다운로드 톱50’에서 빠지든가, 별도 페이지로 옮길 것을 제안했다. 일부 개발사가 별도 페이지로 이동했다. 대표 기업이 다음과 알집·알약을 운영하는 이스트소프트, 곰플레이어를 서비스하는 그래텍 등이다. 알집은 최근 일주일간 클릭 수 6만3000여건으로 충분히 ‘다운로드 톱50’에 포함될 수준이지만 랭킹에서 제외됐다. 곰플레이어와 다음 팟인코더 등도 마찬가지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시장지배적 업체인 네이버가 타사 트래픽을 이용해 자사 영향력을 높이는 것은 물론이고 문제를 제기한 중소업체에 별다른 선택의 여지를 주지 않고 결국 주요 페이지 진입을 어렵게 한 것이 공정한 경쟁인지 의문”이라며 “끼워 넣기로 자사 SW 설치를 유도하고 경쟁 업체 SW까지 감추는 모습은 시장지배력을 활용해 중소기업 성장을 저해하고 사용자 선택 자유도 뺏는 조치”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네이버 측은 “자사 서비스 설치 옵션을 넣는 것은 다른 많은 업체도 사용하는 보편적인 방식”이라며 “이에 반대하는 개발사를 위해 별도 페이지를 마련해 사용자를 만나는 채널을 제공하고 있으며, 특정 업체를 배제할 의도는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