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HD · OLED TV 투톱, 월드컵 특수 '휘슬'

앞다퉈 가격 내리고 고객에 손짓

UHD · OLED TV 투톱, 월드컵 특수 '휘슬'

TV 업계가 4년에 한 번 돌아오는 ‘월드컵 특수’ 잡기에 총력 태세다. 삼성전자·LG전자에 TV사업부 분사를 추진 중인 소니도 기회를 놓칠 수 없다는 기세다. 특히 과거 월드컵을 앞두고는 소비자의 TV 구매 씀씀이가 커진다는 점을 활용, 초고화질(UHD) TV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등 차세대 TV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 이번 특수를 계기로 차세대 TV 시장 선점까지 노린다는 전략이다.

이를 반영하듯 해외 시장에서 UHD TV 가격이 잇따라 내렸다. 세계 최대 인터넷쇼핑몰인 아마존닷컴을 보면 주력 TV업체 55인치 UHD TV 가격이 2000달러대 초중반에 형성되고 있다. LG전자 55인치 UHD TV(2013년 모델)는 최초 4500달러에서 지금은 절반 가까이 내린 2299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소니가 처음 4500달러에 내놓았던 55인치 UHD TV도 2498달러에 거래되고, 삼성전자가 올해 출시한 55인치 UHD TV는 3000달러에서 500달러 이상 내린 2498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TV 업계 한 관계자는 “업체로서는 4년 만에 찾아온 특수를 놓칠 수 없다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며 “어느 곳이 먼저 내렸는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한 곳이 가격을 내리면 경쟁사 입장에서 따라가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해 지속적으로 가격인하 경쟁과 이에 따른 시장 확대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UHD TV 가격 하락에는 세이키·TCL 등 중국계 TV업체의 낮은 가격도 영향을 미쳤다. 중국계 자본으로 미국에 설립된 세이키 50인치 UHD TV는 지난해 모델이 1500달러에서 현재는 699달러에 판매된다. TCL 50인치 UHD TV도 647달러에 거래된다. 화질 등 성능에서는 우리나라나 일본 업체 제품과 차이가 있지만 UHD 패널로 시장을 적극 노크하고 있다.

OLED TV도 월드컵 특수와 함께 본격적으로 기지개를 켜고 있다. 현재 LG전자만이 OLED TV 시장을 뚫고 있는 가운데 이달부터 중국 TV업체가 시장에 본격 뛰어든다. 외신에 따르면 UHD TV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중국업체 스카이워스는 55인치 OLED TV를 1일 시작된 중국 노동절 연휴기간에 4800달러에 출시한다. 스카이워스 이외에 창홍과 콩카도 5월 중 55인치 OLED TV를 출시할 계획이다. 현재 아마존닷컴에서 LG 55인치 곡면 OLED TV 판매가격이 최초 1만1000달러에서 지금은 6000달러까지 내려갔다. 중국의 OLED TV 시장 진출은 또 다른 가격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월드컵 특수를 통한 차세대 TV 시장 확대는 업계 수익성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본다. 이는 1분기 시장 기대치를 크게 웃돈 실적을 발표한 LG전자가 입증했다. 회사 1분기 매출은 작년 1분기와 비교해 3% 증가에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무려 20배 이상 증가했다. 정도현 LG전자 사장은 “원가개선과 함께 OLED와 UHD TV 등 대형 프리미엄 제품 판매 호조로 수익성이 개선됐다”고 밝혔다.

유통 업계 한 관계자는 “월드컵이 열릴 때마다 TV 시장 트렌드가 변화했다”며 “올해는 경기 회복기와 맞물려 그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준배·유효정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