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기 DGIST 교수팀, 개별세포 능동 제어할 수 있는 셀트로닉스 기술 개발

국내 연구진이 마이크로 자기 소자와 나노입자를 이용해 개별세포를 능동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향후 암세포의 전이 과정 연구 등에 획기적인 발전이 기대된다.

김철기 DGIST 신물질과학전공 교수
김철기 DGIST 신물질과학전공 교수

김철기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신물질과학전공 교수 연구팀은 옐런 미국 듀크대학 교수팀과 공동으로 세포군이 아닌 개별세포를 제어할 수 있는 ‘셀트로닉스(Celltronics)’ 기술을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최근 세계적 과학기술 전문저널인 네이처의 자매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제1 저자는 임병화 DGIST 신물질과학전공 박사과정이다.

셀트로닉스는 세포(Cell)와 디지털 제어를 의미하는 트로닉스(Tronics)의 합성어로 전자회로에서 도체나 반도체, 다이오드, 커패시터, 트랜지스터를 이용해 전자를 제어하는 것처럼 개별세포를 디지털 방식으로 제어하는 기술이다.

김 교수 연구팀이 고안한 셀트로닉스는 전자회로에서 전자제어로 메모리 소자를 구동하는 것이 모티브가 됐다. 이 같은 아이디어에 착안해 미세유체 채널 내에서 마이크로 자기소자 및 미세 구동 전류를 이용한 국소자기장 제어를 통해 개별 세포를 분류하고 이동시키는 기술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수천개 세포군에서 원하는 특정 개별세포에 자성나노입자를 부착, 해당 세포를 추출 및 분류하고 이를 빠르게 개별적으로 이동할 수 있는 능동제어 기술을 확보한 셈이다. 이 기술은 세포 성장과 치료, 유전자 연구 등 세포 단위 연구에 필수인 차세대 세포칩 기술에 적용이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동안 대부분의 세포실험은 세포군에서 개별세포의 차이점을 분석하기보다는 세포군 전체의 평균적 정보를 분석하는데 그쳤다. 하지만 김 교수 연구팀의 기술을 활용하면 다량의 개별세포들간 차이를 분석하고 세포간 정보 전이 과정을 빠르게 분석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향후 암 세포 전이 과정에 대한 메커니즘을 규명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수많은 감염세포 중 비활성화된 잠복세포를 신속히 추출·분석해 신약개발에도 활용될 수 있다.

김 교수는 “셀트로닉스 기술은 전자를 제어하는 회로 알고리즘에 기반하고 있어 개별세포를 제어하기 쉽고 공학적으로 자성박막 및 리소그래피 기술을 활용하기 때문에 상용화가 쉽다”며 “앞으로 에이즈와 암의 발병 및 전이과정 규명, 치료에 도움이 되는 추가적 연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