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에버랜드+물산` 총괄지주회사 가능성...JY, 경영권 승계 새판 짜나

삼성그룹이 이재용 부회장 등 3세 경영권 승계를 성공리에 마무리하기 위해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삼성에버랜드를 각각 지주회사를 설립해 통합하는 ‘통합지주회사’를 출범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통합지주사의 하부에 삼성전자, 삼성물산, 에버랜드 등을 사업자회사로 두고 금융 분야는 별도의 중간 지주회사를 만드는 방식이다.

20일 증권업계에서는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경영권 승계의 최종안이 이 같은 지주회사 체제로 결정될 것이라는 분석이 잇따라 나왔다.

메리츠종금증권은 향후 인적분할을 통해 삼성전자홀딩스, 삼성물산홀딩스, 에버랜드홀딩스를 설립한 뒤 지주회사 간 인수합병(M&A)으로 통합지주회사를 만들 것으로 내다봤다. 통합지주사는 이들 3사의 사업회사를 자회사로 거느리고 금융 부문은 중간 금융지주회사를 두거나 삼성생명을 중간 지주사로 만든다는 복안이다.

키움증권도 유사한 전환 방식을 예상했다. 삼성전자홀딩스와 에버랜드홀딩스가 합병해 사업 자회사를 거느리면서 삼성생명은 별도 중간 지주사로 두는 방법이다. 삼성물산 지주사가 통합 지수회사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만 차이가 있다.

현재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문제점은 금융·산업 간 지분 혼재, 핵심기업에 대한 오너 일가의 낮은 지분율 등이다. 지주사 체제 전환은 그룹 전체의 지배권을 강화하면서 이 부회장 3남매 간 지분 정리가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 과정에서 이건희 회장 보유 지분 일부가 홀딩스에 현물 출자되거나, 일부 계열사 간 지분 맞교환이 추가로 이뤄질 가능성도 높게 점쳐졌다.

박선호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지주회사 체제의 가장 큰 걸림돌(비은행금융지주사가 비금융자회사 지분소유 금지)로 꼽히는 삼성생명 보유 삼성전자 지분(7.21%)은 결국 삼성전자가 자사주 형식으로 매입할 것”으로 내다보며 “삼성그룹은 중간 금융지주사를 세워 여러 금융 자회사를 지배하면서 전체 지배구조에 미치는 파장은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삼성에버랜드·삼성SDS 지분 확보 과정에서 잡음이 있었던 만큼 향후 진행될 추가 지분변동, 경영권 승계 과정은 더욱 투명할 필요가 있다”며 “편법이나 탈세, 특혜시비가 반복된다면 삼성 3세경영에 곱지 않은 시각이 증폭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삼성그룹이 경영권 승계와 지배구조 개편을 가속화하면서 증시가 뜨겁게 반응하고 있다. 이건희 회장이 입원하기 전날인 지난 9일부터 이날까지 7거래일간 삼성전자 주가는 133만5000원에서 145만1000원으로 8.6%나 뛰었다. 삼성생명과 삼성물산도 각각 12.7%, 7.2% 올랐다. 호텔신라와 제일기획도 5.4%, 2.5%의 상승세를 나타냈다.

기획취재팀 jebo@etnews.com

삼성 지배구조 현행 유지 vs 지주사 전환 장단점

▲현 지배구조 유지

-장점:상속세 납부해도 삼성생명, 삼성물산을 통한 3세 경영체제 유지는 가능

-단점:그룹 전반 지배권 약화. 중간 금융지주제도 도입 시 지주체제로 전환 필요. 3세 간 지분 정리 시 사업구조 재편 필요

▲삼성그룹 통합 지주회사제로 전환

-장점:그룹 전체 지배권 강화(비금융 계열사 지분확보 가능), 향후 3세 간 지분 정리 용이. 향후 중간 금융회사 도입에도 개편 영향 적음. 인적분할 시 삼성전자, 삼성물산 지배권 강화

-단점:지주회사 전환 시 삼성생명 등 금융계열사 보유금지(중간 금융지주제 도입 시 보유 가능)

(*자료: 증권사 취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