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HD TV 업스케일링, 화질개선칩 내세운 한·일전으로

초고화질(UHD) TV가 시장에 쏟아져 나오면서 화질을 4K UHD(3840×2160)급으로 보정하는 업스케일링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콘텐츠 대부분이 풀HD(1920×1080)급에 머물면서 이를 UHD TV에서 제대로 구현하는 것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업스케일링의 기본 원리는 간단하다. TV에 내장된 화질개선칩이 기존 영상을 인식해 부족한 부분을 채워 넣는 방식이다. 여기에 각 제조사들이 직접 개발한 고유의 색 보정, 명암비 조정 기능이 더해져 화질이 개선된다. 이 칩을 만들기 위해서는 화질개선 기술이 필요한데, 일본이 시스템반도체 경쟁력을 발판으로 일찍이 업스케일링 기술 개발에 나섰고, 그 뒤를 한국이 추격하는 양상이다.

LG전자가 UHD TV에 내장한 ‘U클리어 엔진’은 풀HD 화면을 6단계로 업스케일링 한다. 영상을 분석하고, 해상도를 4K로 키운 뒤 부족한 화소에 색을 채워 넣어 보정한다. 해상도 확대 과정에서 발생한 노이즈도 제거해 깨끗한 이미지를 구현한다. 이때 원본화면을 기초로 각 화소의 명암과 색상의 조정 과정을 거쳐 4K UHD 화질을 구현한다. LG전자 관계자는 “울트라HD 화질개선칩은 LG전자가 직접 설계해 파운드리를 통해 생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자체 화질개선칩의 업스케일링 알고리즘을 선명도 개선에 집중했다. 저해상도 영상을 고해상도로 키우는 과정에서 영상이 흐려지거나 경계선이 뭉개지는 현상을 막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노이즈 제거를 우선순위에 두었고, HD(1080×720)와 풀HD뿐만 아니라 SD 영상도 UHD 업스케일링을 지원하는 점이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성일경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상무가 “업스케일링 화질을 냉정히 평가해 달라”고 말할 정도로 업스케일링에 대한 자신감도 크다. 일본에 뒤처졌던 삼성전자 UHD TV가 업스케일링을 앞세워 성장한 배경에는 시스템LSI사업부와의 협력이 뒷받침됐다는 분석이다.

일본 제조사들은 가전용 시스템반도체 경쟁력을 발판으로 UHD TV의 핵심에 업스케일링을 내세웠다. 도시바가 2009년 CES에서 Cell이라 이름 붙인 화질개선칩으로 4K를 구현한 이래 기술 경쟁이 활발하다. 도시바는 최근 영상의 각 부분마다 특화된 업스케일링을 적용해 화면 자막도 4K급으로 끌어올리며 ‘도시바=4K 업스케일링’ 마케팅에 적극적이다.

시스템반도체에 강한 파나소닉도 업스케일링 경쟁에 뛰어들었다. 방송, 블루레이 등 각 종류에 맞는 업스케일링을 지원하는 ‘4K 파인 리마스터’칩에 이어 기존 4K/60프레임(P) 영상을 120P로 구현해 훨씬 매끄러운 화면전환을 구현하는 기술까지 선보였다. NHK도 20Gbps로 용량이 불어나는 4K/120P 영상을 풀HD/60P로 압축해 전송한 뒤 TV에서 4K/120P로 구현하는 업스케일링 시스템을 개발해 지난주 선보이며 UHD 시대에 업스케일링을 응용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UHD TV 시장에서 쫓아오고 있지만, 한·일 제조사들에 비해 열세인 것이 업스케일링”이라며, “UHD 콘텐츠 확대가 요원한 상황에서 시스템반도체에 강한 한·일 양국의 UHD 업스케일링 경쟁은 커질 것”이라 예측했다.

◇ 업스케일링(Upscaling): 영상 신호를 높은 사양의 디스플레이에 맞춰 크기와 해상도를 변환하는 기술이다. 기존 저해상도 영상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빈 화소를 채우는 기술이 관건으로 일본에서는 ‘초해상기술’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