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도균의 스타트업 멘토링]<65>매니저란?

[권도균의 스타트업 멘토링]<65>매니저란?

‘한국군과 미군의 차이’라는 짧은 카툰 만화가 있었다. 미군과 한국군이 함께 근무하는 카투사에서 눈이 많이 와 비상 상황이었을 때, 한국군은 졸병들 중심으로 출근해 대기했고, 미군은 장군과 부대장 등 의사결정권자들이 출근해 대기하는 상황을 묘사했었다. “사건이 터지면 (중략) 경험과 실력을 바탕으로 더 좋은 의사결정을 더 빨리 할 수 있다는 것, 그게 우리가 생각하는 보다 높은 계급의 참된 의미야”가 마지막 대사다.

‘매니저’란 자기 일을 부하 직원에게 시키는 사람이 아니라, 자기의 일을 하면서 부하직원의 일을 도와주는 사람이다. 전자는 5년 이내 머리와 입만 살아있고 본인의 손발로 직접 할 수 있는 것이 없는 화석이 될 것이고, 후자는 리더로 성장할 것이다.

스타트업 직원 수가 50명 이하일 때 이 개념을 정착시키지 못하면 조직이 커질수록 효율이 더 떨어지는 박물관 회사가 된다. 손발이 될 직원이 있어야 그 일을 할 수 있다는 말은 이렇게 들린다. “나는 필요 없는 사람이니 나 대신 진짜 일을 할 수 있는 직원을 뽑아 나를 교체하세요.”

웃기는 점은 그 일을 더 잘할 사람을 할 수 없다는 사람 밑에 배치한다는 사실이다. 할 줄 아는 사람에게 권한을 줘야 하는데 반대로 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조직의 허리에서 보고받고 보고하고, 지시받고 지시하면서 잡음을 더해 의사소통과 일 진행을 방해하는 중간 관리자들로만 가득 채워진다.

아직도 지시와 힘, 권력으로 조직을 이끄는 것을 카리스마라고 오해한다. 조직에는 상사가 반드시 필요하지만, 장담하건대 상사의 지시사항만 없어지면 생산성이 두 배가 된다. 상사는 평가만 하고, 요청이 있는 때에만 지원하고, 지시를 하지 못하도록 하면 되레 조직은 더 잘 돌아갈 것이다. 물론 가장 갑갑한 사람은 최고경영자(CEO)이리라.

피터 드러커는 “경영의 목표는 뛰어난 사람들을 데리고 훌륭한 결과를 내는 것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을 데리고 탁월한 결과를 내도록 만드는 활동이다. 세상에 뛰어난 사람들은 항상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맞다. 그래야 경영이 효과가 있는 것이다. 매니저는 평범한 사람을 데리고 더 나은 결과를 만드는 경영자다.

프라이머 대표 douglas@prime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