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이과 통합 교과과정에서 과학 교육 축소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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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마련 중인 문·이과 통합 교과과정에서 과학교육 비중이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수학과 과학 교육을 강화하는 선진국 추세에 역행할 뿐만 아니라 국가 경쟁력 및 미래 먹을거리와 직결되는 국민의 과학적 소양과 과학기술 중시 풍토 퇴보가 우려됐다. 과학계는 오히려 과학적 소양을 기를 수 있는 교육과정이 더 필요한 시기라는 점과 나아가 이공계 교육의 기반이 되는 과학 교육을 다양화해야 한다는 점을 들어 강력하게 반발했다.

문이과 통합 교과과정에서 과학 교육 축소 우려

15일 교육부와 과학계에 따르면 교육과정개정연구위원회(이하 연구위)가 마련하고 있는 문·이과 통합 교과과정에서 과학 교육 비중 축소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과학기술 입국을 주창하는 박근혜정부의 기조와도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연구위 개정안은 사회 과목 필수 교과시간을 역사를 포함해 주당 10시간에서 16시간으로 확대했다. 하지만 과학 과목은 주당 10시간을 유지하는 안을 마련했다. 국어, 영어, 수학의 필수교과시간은 각각 주당 10시간에서 12.25시간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연구위 안대로 확정되면 전체 필수교과 시간에서 과학이 차지하는 비중이 축소된다. 지난 2009년 15.1%에서 2013년에는 11.6%로 줄었고, 이번에 다시 10.8%로 떨어진다.

과학 필수교과시간은 지난해 말 부분 개정 시 2009년 교과과정 개편안에 비해 5시간이 줄어든 10시간이 됐다. 과학이 물리, 화학, 지구과학, 생물 4과목으로 구성되는 것을 감안하면 각 단위 과목 하나당 필수 교과시간이 2.5시간에 불과하다. 즉 물리의 중요도가 체육의 4분의 1, 음악의 2분의 1 수준에 불과한 셈이다.

우리나라 과학교육 약화는 선진국과 비교하면 더욱 두드러진다. 미국과 영국은 국어, 수학, 과학 세 과목을 핵심교과로, 비영어권은 여기에 영어를 추가한 네 과목을 핵심교과로 다룬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사회와 역사를 포함한 6과목이 핵심교과다. 과학교육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다. 또 핵심교과 중 과학과 수학이 차지하는 비중이 미국과 영국은 3분의 2에 이르는 데 비해 우리나라는 3분의 1에 그친다.

정진수 한국과학창의재단 융합과학교육단장(충북대 물리학과 교수)은 “과학기술이 중요해지는 미래에 국민의 과학적 소양은 국가 경쟁력과 직결된다”면서 “선진국이 수학·과학 교육을 더욱 강조하는 것처럼 오히려 우리나라도 초중고에서 과학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해 시대조류에 맞지 않는 방향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정 단장은 “차기 2015년 과학교육과정은 2040년 과학기술 핵심인력을 결정하는 만큼 과학교육을 중시하는 풍토 조성과 미래형 과학교육과정 제정 및 운영이 절실하다”면서 “이공계 적성을 가진 학생조차 수학·과학 과목을 기피하게 만드는 입시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개정 연구진의 의견일 수는 있지만, 아직 교육부에서 정해진 방침은 없다”면서 “특정 과목만 비중을 줄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