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이 개발한 전기차 타보니 성능 ‘굿’...상용화 기대 ‘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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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티엔지니어링 등 'MEV' 개발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이 연합해 국내 최초로 개발한 소형 전기차가 상용화를 앞두고 있어 성공 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된다.

아이티엔지니어링 컨소시엄이 개발한 소형전기차 MEV.
<아이티엔지니어링 컨소시엄이 개발한 소형전기차 MEV.>

아이티엔지니어링은 18일 2012년부터 진행한 ‘산업통상자원부 보급형 고속전기자동차 개발’ 과제를 지난달 완료했다고 밝혔다. 중소기업인 아이티엔지니어링이 주관하고 삼보모터스, 자동차부품연구원 등 15개 기업과 기관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한 대형 프로젝트다. 정부지원금 180억원과 민간투자금 60억원 등 총 240억원이 투입됐다.

이 과제로 탄생한 전기차 ‘MEV’는 대기업 제품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기술적 완성도를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4인승 3도어 해치백으로 개발된 이 차는 안전최고속도(의도적으로 제한한 속도)가 시속 140㎞이며 한번 충전으로 달릴 수 있는 거리는 130㎞에 달한다. 안전최고속도와 1회 충전주행거리가 각각 150㎞/h, 132㎞인 BMW 전기차 i3와 비교해도 전혀 뒤지지 않는다. 국내 충돌성능 테스트인 KNCAP에서 별 4개를 획득할 정도로 안전성도 갖췄다. 특히 국내 최초로 전기차 전용 설계를 적용해 소형차지만 실내공간이 넓고 배터리 탑재 공간도 넉넉하다. 이 같은 기술력을 인정받아 미래창조과학부가 선정한 ‘2014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에 선정되기도 했다.

특히 이번 과제 결과물이 돋보이는 것은 ‘플랫폼’ 형태로 개발됐다는 점이다. 플랫폼은 일종의 설계도면으로 이를 확보하면 누구나 전기차를 만들 수 있게 된다.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은 물론이고 자동차 제조국 대열에 합류하고 싶어 하는 태국,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국가에 이 플랫폼을 수출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아이티엔지니어링은 컨소시엄에 참여한 업체를 중심으로 사업화 협상을 진행 중이다.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생산공장 유치를 위한 러브콜을 잇따라 보내고 있어 상용화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아이티엔지니어링 관계자는 “국내 모든 법규를 만족시키는 것은 물론이고 대기업이 만든 전기차와 비교해도 대등한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전기차 부품과 플랫폼 등 국내외에서 다양한 사업화 기회를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형전기차 MEV 타보니...성능 ‘굿’

소형전기차 MEV 시승 장면. 에어컨을 켠 상태에서 성인 남자 네 명이 탔는데도 쉽게 최고속도인 시속 140km를 넘어섰다.
<소형전기차 MEV 시승 장면. 에어컨을 켠 상태에서 성인 남자 네 명이 탔는데도 쉽게 최고속도인 시속 140km를 넘어섰다.>

소형전기차 MEV는 닛산 리프나 BMW i3를 연상시키는 작고 귀여운 외모를 갖췄다. 시승한 차는 3도어 4인승으로 제작됐지만 쉽게 2인승으로도 만들 수 있도록 플랫폼을 설계했다. 경차 크기임에도 차에 올라타자 소형차 이상의 넉넉한 실내가 인상적이었다. 키 180㎝가 넘는 사람이 뒷자리에 타도 무릎에 여유 공간이 남았다.

앞좌석 중앙에 위치한 깔끔한 디자인의 디지털 계기판이 눈에 띄었다. 전반적으로 꼭 필요한 기능만을 담은 심플한 디자인을 채택했다. 아직 양산용이 아닌 시험용 차량이어서 다듬어야할 곳도 있었다. 브레이크가 밀리는 감이 있었고 조향장치 세팅이 불완전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특히 흡음재를 전혀 쓰지 않아 전기차인데도 소음이 신경쓰였다.

가장 중요한 주행성능은 만족할 만한 수준이었다. 건장한 남성 네 명을 태우고 에어컨을 가동했는데도 전혀 힘들어하는 기색이 없었다. 튀어나갈 정도는 아니었지만 초반 가속성능은 답답하지 않았다. 고속도로에서 안전최고속도인 시속 140㎞에 어렵지 않게 도달할 수 있었다. 핵심부품인 모터와 모터용 동력제어장치(PCU) 모두 국내 중소기업이 제작했다는 사실에 놀랐다. 일부러 빠르게 돌아본 코너에서 밀리지 않고 잘 빠져나왔다. 가격경쟁력까지 갖추고 있어 시장에 나온다면 대기업과 멋진 한판승부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