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환경 히트기업을 찾아서] 탑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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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전지는 글로벌 이차전지 분야의 히든 챔피언이다. 오바마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던 A123시스템스를 글로벌 배터리 업계 선두대열에 올려놓은 장본인들이 만든 국내 기업이다.

탑전지에서 연구원들이 EV자동차 및 ESS용 전지의 전기적 성능을 평가하는 충방전 공정을 진행하고 있다. 이천=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탑전지에서 연구원들이 EV자동차 및 ESS용 전지의 전기적 성능을 평가하는 충방전 공정을 진행하고 있다. 이천=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노환진 탑전지 사장은 삼성SDI 전지사업 1세대 출신으로 2001년 ‘에너랜드’를 창업했다. 고출력 리튬이온전지를 개발해 전동 모형 비행기에 이를 적용하면서 세계 시장에 이름을 알렸다. 2007년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A123와 인수합병(M&A)하면서 당시 MIT로부터 이전받은 나노 인산철 배터리 기술 상용화를 주도했다.

전기차용 배터리 개발을 집중한 결과 BMW, 크라이슬러, GM 등의 전기차 모델에 배터리를 공급하며 기술적 뒷받침을 제공했다. 이후 세계시장의 주목을 받았던 미지간주 A123 초대형 생산라인도 노 사장을 비롯한 에너랜드 출신 주도로 완성시켰다. 하지만 A123가 2011년 중국 기업에 인수되면서 기존 멤버들과 함께 2012년 탑전지를 설립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탑전지는 삼성SDI·LG화학 등 대기업과 경쟁을 피해 고출력·고안전성·장수명 등에 뛰어난 중대형 전지를 개발해 틈새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국내 유일하게 배터리의 충·방전 수명 3000사이클 이상의 리튬인산철 전지를 개발해 생산 중이다. 리튬인산철 전지는 리튬이온 전지와 비교해 안전성과 수명에 뛰어나지만 충·방전 출력이 낮고 제조 공정이 복잡한 단점이 있다. 이에 탑전지는 나노탄소가 코팅된 알루미늄 집전체 소재를 개발해 이를 극복했다.

연간 25㎿h의 국내 자동화 생산라인을 포함해 중국시장 진출을 위해 전극소재 공장까지 확보하며 완성도 높은 제품경쟁력까지 갖추고 있다. 창업 1년 만에 에너지저장장치(ESS)와 골프카트용 국내 배터리 시장뿐 아니라 대만 전기스쿠터 시장, 일본 산업용 청소기와 로봇시장 등에 배터리를 공급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탑전지 핵심 경쟁력은 중대형 이차전지를 개발하면서 축척한 리튬인산철 전지기술뿐 아니라 소재 기술력에 있다. 세계 최초로 나노탄소가 코팅된 알루미늄 집전체(C-Al)를 개발해 상품화 시켰다. C-Al은 집전체와 전극 물질의 결착력을 향상시키고 계면 저항을 최소화하는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전지 수명을 두 배가량 향상시켰고 계면저항의 증가를 억제함으로써 장기간 충·방전에도 용량 감소 편차를 최소화했다. 여기에 전지의 내부 저항을 30%가량 낮출 수 있어 고출력을 필요로 하는 전기차용 배터리에 최적화됐다. 이 결과 최근 볼보를 인수한 중국 지리자동차와 전기차용 배터리 공급을 위한 테스트를 마치고 최종 양산 검토 중이다.

이뿐 아니라 리튬폴리머전지의 주요 부품인 탭 터미널을 개발해 배터리 대기업에 공급을 앞두고 있다. 폴리머전지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의 두께가 점점 얇아지면서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탭 터미널은 고속생산을 통한 원가절감이 핵심이다. 이에 탑전지는 지난 2년간 투자를 통해 일괄고속 생산 장비를 개발하며 원가경쟁력에도 앞서고 있다. 노 사장은 “지난 15년간 국내외에서 최신 이차전지 기술을 선도한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 유일의 리튬인산철 전지 기술뿐 아니라 전지 효율을 높일 수 있는 핵심소재 기술까지 확보했다”며 “생산이나 영업력에 비하면 대기업에 턱없이 부족하지만 차별화된 기술로 틈새시장을 공략해 기술만큼은 글로벌 선도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표】탑전지 기업 소개

[에너지·환경 히트기업을 찾아서] 탑전지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