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영 부산대 교수팀, 상온서 저항이 가장 낮은 새 금속물질 개발

국내 학계와 연구계 공동 연구팀이 상온에서 저항이 가장 낮은 새로운 금속 물질을 개발했다.

개발 주역은 정세영 부산대 나노융합공학과 교수, 박철홍 부산대 물리교육과 교수, 김지영 부산대 나노융합공학과 박사과정, 이승훈 고려대 기초과학연구원 박사, 오민욱 한국전기연구원 박사(이하 정 연구팀)다.

정세영 부산대 교수팀, 상온서 저항이 가장 낮은 새 금속물질 개발

정세영 교수팀은 금속 원자 일부를 다른 원자로 치환한 물질을 단결정(single crystal)으로 육성하는 방법으로 전기저항을 오히려 낮춘 새로운 금속 물질을 개발해냈다.

금속의 저항은 금속 물질의 결정성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결정성에 관계하는 결정 결함, 불순물, 결정립 경계들이 전자의 운동(이동)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특히 상온에서 원자는 미세하게 진동하는데, 진동하는 원자들이 전자와 충돌하면 전자의 이동을 방해해 저항이 높아진다. 서로 다른 금속 두 개를 섞으면 결함과 불순물, 결정립 경계 등이 많아져 결정성이 감소하고, 금속 중에서 합금의 저항이 높은 이유다.

정 교수팀은 이 단결정 육성 기술로 은에 구리 원자를 치환해 결정 결함과 결정립 경계가 거의 없는 단결정을 만들었다. 이 단결정은 상온에서 은(Ag, 1.62×10-6Ω㎝)보다 17%, 구리(Cu, 1.72×10-6Ωcm)보다는 무려 21%나 높은 전기 전도도를 나타냈다.

은은 구리보다 비싸지만 전도성이 좋아 고정밀 측정을 요구하는 첨단 바이오, 음향산업 등에 많이 사용된다. 정 교수팀의 단결정 또한 고정밀 계측 장치, 부품 등에 적용할 수 있고, 전자기기, 나노 융합 및 바이오 연구에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세영 교수는 “서로 다른 원자가 일부 치환돼 있음에도 저항이 낮아지는 이 현상은 기존에 알려진 지식과 이론에 역행하는 비정상적인 형태”라며 “이번 연구 결과에 따라 향후 금속 저항에 대한 새로운 물리적 고찰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신기술융합형 성장동력사업과 기초연구사업의 일환으로 수행됐고, 개발 성과는 네이처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트’ 6월 26일자에 실렸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