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스크린패널(TSP) 산업의 몰락…스마트폰 시장 성장 둔화 충격 직격탄

스마트폰 시장 둔화 충격에 중국 업체 공세까지

스마트폰 등장 이후 고속성장세를 이어오던 국내 터치스크린패널(TSP) 시장에 급제동이 걸렸다.

최근 삼성전자 스마트폰·태블릿PC용 TSP 수요가 급격히 줄어든 데다 중국 업체들의 국내 시장 공세가 강해졌기 때문이다. 공급과잉에 직면한 국내 TSP 업계는 당분간 뼈아픈 구조조정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TSP업체들의 실적 하락세가 빨라지고 있다. 매출과 수익이 동시에 꺾이면서 인력 감축 등 허리띠를 졸라매는 TSP 업체들도 속출하고 있다.

최근에는 후발업체뿐만 아니라 일진디스플레이·에스맥 등 선두 업체마저 실적이 급락하면서 업황 부진 충격은 국내 TSP 업계 곳곳으로 파급되는 상황이다. 당분간 한계에 직면한 TSP 업체들이 시장에서 퇴출되는 구조조정의 시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 들어 삼성전자 스마트폰·태블릿PC 판매 목표는 계속 하향조정되는 추세다. 지난 4월 이후 삼성전자는 매달 하향 조정된 생산계획을 협력사에 전달하고 있다. 대다수 소재부품업체들이 직격탄을 맞았지만, 유독 TSP 업계가 받은 충격은 심각하다. 시장 수요가 둔화된 데다 중국 업체와 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애플에 이어 세계 태블릿PC 시장에서 2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이후 삼성전자 내 오필름·일리·톱터치·CNI 등 중국 TSP 협력사 점유율은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 태블릿PC 2대 중 1대에는 중국산 TSP가 적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012년 이후 국내 업체와 중국 업체간 TSP 기술 격차가 줄어들면서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국내 TSP 업계 선두 업체들마저 최근에는 수익성이 급격히 나빠지고 있다.

삼성전자 태블릿PC용 TSP 구매금액은 지난 2012년 6000억원에서 올해 1조2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지만, 국내 업체들이 받을 수혜는 미미하다.

노트북PC·모니터에 터치가 적용되면서 새로운 TSP 수요 시장이 창출될 것으로 기대됐지만, 최근에는 시들해진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중대형 TSP 가격이 절반 수준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다면 시장 파이를 키우는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증권가 한 애널리스트는 “중국 업체들은 강화유리 내재화뿐만 아니라 규모의 경제 효과로 가격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며 “고부가 제품 시장이 새로 창출되지 않는다면 국내 업체들 중 생존할 수 있는 곳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