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열린 유료 e스포츠 대회 `전 좌석 매진` 흥행

처음 열린 유료 e스포츠 대회가 초반 전 좌석 매진이라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렸다. e스포츠가 명실상부한 프로 스포츠로 도약할 기반이 하나하나 만들어졌다.

넥슨이 지난 11일 서울 서초구 넥슨 아레나에서 개최한 ‘액션토너먼트 던전앤파이터&사이퍼즈 2014 서머`가 전좌석 매진을 기록하며 개막했다.
넥슨이 지난 11일 서울 서초구 넥슨 아레나에서 개최한 ‘액션토너먼트 던전앤파이터&사이퍼즈 2014 서머`가 전좌석 매진을 기록하며 개막했다.

넥슨(대표 박지원)은 지난 11일 서울 강남 넥슨아레나에서 개막한 ‘액션토너먼트 던전앤파이터&사이퍼즈 2014 서머’에 전 좌석 유료화를 처음 도입했다.

국내에서 ‘리그오브레전드’가 8강 경기부터 유료좌석제를 적용했지만 전 경기를 유료화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국산 온라인게임 최초로 e스포츠 유료화를 시작했다는 사실도 눈길을 끈다.

e스포츠 시장은 무료 관람이 일반적이고 결승전 등 주요 경기에 시험적으로 유료화를 도입했으나 던파·사이퍼즈 리그를 시작으로 e스포츠 유료 관람 문화가 싹틀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e스포츠 유료좌석제 물꼬는 리그오브레전드와 도타2가 먼저 틔웠다.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게임이고 준결승전과 결승전, 올스타전 등 주요 경기에 세계 팬들의 관심이 쏠리다보니 유료좌석제를 적용해도 충분히 승산이 있었다. 지난해 열린 리그오브레전드 결승전에는 1만여 좌석이 매진되고 이베이에서 더 높은 가격에 거래되기도 했다.

도타2의 경우 일반 사용자가 구매한 인터넷 경기 시청권 중 일부 금액을 상금에 사용하면서 자발적으로 방청권을 구매한 사용자가 늘어 결승전 상금이 100억원을 돌파했다.

넥슨은 내달 29일까지 진행하는 이번 리그 동안 유료좌석제 운영 결과를 검토한 뒤 향후 지속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곽승훈 넥슨 홍보실장은 “티켓 가격이 2500원으로 부담이 없고 구매자에게 상당한 금액의 아이템 등을 제공한다”며 “입장료는 수익보다 현장 질서 유지나 쾌적한 관람 환경에 쓰기 때문에 관람객과 회사에 모두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첫 유료화 도입에 관람객 반응은 긍정적이다. 지난 11일 열린 개막전은 566개 좌석이 매진됐으며 오는 18일 열리는 두 번째 경기도 티켓 판매 이틀 만에 1층과 2층 좌석이 모두 동났다.

업계에서는 국산 게임 중 이례적으로 전 경기 유료화를 도입한 던파·사이퍼즈 리그의 행보에 주목했다. 야구, 축구, 농구처럼 e스포츠가 정식 스포츠로 인식되고 유료 관람문화가 정착하는 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조만수 한국e스포츠협회 사무국장은 “예전부터 e스포츠 유료 관람의 필요성은 제기돼왔지만 현장을 방문하는 관람객 연령대와 경기 특성 등을 감안해 종목·리그별로 유료화 여부를 결정하는 편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또 “우리나라는 소득수준에 비해 프로 스포츠 관람에 비용을 지불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아 e스포츠 관람권 가격을 책정하는데도 한계가 있다”며 “시즌 관람권 등 다양한 유료 모델을 e스포츠에 적용하는 방안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