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모바일게임 한국 시장 잠식 시작했다

국내에서 중국 모바일게임 흥행이 심상치 않다. 고품질 그래픽으로 빠르게 한국 모바일 게임과의 기술 격차를 좁히면서 점점 매출 상위권을 잠식해 나가고 있다.

우리나라 구글플레이스토어 매출 50위권에 진입한 중국산 모바일게임이 눈에 띄게 늘었다. 과거 쿤룬이 대표적으로 국내에서 성공한 중국 게임사였다면 현재는 창유, 추콩, 퍼펙트월드, 라인콩, 이펀컴퍼니로 다양해졌다. CJ E&M 넷마블이나 넥슨 같은 대형 게임 업체도 중국 모바일 게임을 속속 들여왔다.

지난 주말(18일 기준) 구글 플레이스토어 최고 매출에 오른 중국 게임은 넷마블이 서비스하는 ‘드래곤가드’(14위)였다. 지난 5월 출시 후 매출 10위 안팎을 오가며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상황이다. 최고 9위까지 기록해 국내 진출한 중국 모바일게임 중 가장 높은 성적을 올렸다.

뒤를 이어 중국 4399게임즈가 개발한 ‘아우라(AURA)’가 25위다. 지난 5월 출시 후 조금씩 상승해 매출 18위까지 오른 적이 있다. 넥슨이 국내 퍼블리싱한 중국 게임 ‘삼검호’는 31위다. 중국 윈드플레이가 개발했으며 현지에서 지난 3월 애플 앱스토어 출시 후 아이패드 매출 10위권에 오르는 등 인기를 얻은 작품이다.

이외에 인크로스 ‘선국: 쟁의나라’(41위), 추콩 ‘천투 온라인’(43위), 쿤룬 ‘진삼국대전’(50위)이 포진했다. 50위권 밖이지만 라인콩 ‘천상검: 강호의 역습’, 쿤룬 ‘문파문파’(59위), 핑거팁스엔터테인먼트 ‘카와이 헌터’(62위)도 뒤를 이었다.

중국 모바일 게임의 한국 진출이 두드러진 이유는 중국 업체가 자국에서 벗어나 아시아 시장에서 활로를 모색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지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영향력이 큰 텐센트와 경쟁하기 힘든 구조가 되자 많은 게임사가 한국을 비롯해 홍콩, 대만 등 아시아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모바일 게임은 PC 온라인 게임보다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다. 중국 모바일 게임이 한국과 비교해 손색없을 정도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현지에 수많은 모바일게임 개발 스튜디오가 생기면서 한국 사용자의 눈높이를 충족할 수 있는 게임이 늘었다.

CJ E&M 넷마블, 넥슨, 파티게임즈가 직접 중국 게임 서비스에 나선 배경도 같은 맥락이다. 파티게임즈는 중국 킹월드가 개발한 ‘레전드오브몬스터즈’ 사전 예약을 시작하며 중국 게임 퍼블리싱에 뛰어들었다. 조재유 넥슨 모바일사업실장은 “품질은 물론이고 게임성까지 갖춘 작품이 중국에서 상당히 많이 개발되고 있다”며 “작품 경쟁력만 있다면 앞으로 더 많은 중국 게임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준모 네시삼십삼분 의장은 “중국 모바일게임의 홍수 속에서 한국 개발사가 살아남을 방법은 창의력 뿐”이라며 “중국 모바일게임이 기술 수준은 높지만 새로운 아이디어나 신선한 재미 면에서는 아직 한국 게임과 차이가 나기 때문에 앞으로 창의성 넘치는 게임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