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업계, 고해상화로 방열 이슈 부각...그라파이트 방열 시트 확대 적용

디스플레이가 대형화·고해상화로 빠르게 진화하면서 최근 관련 부품들의 방열 이슈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대안으로 고효율 그라파이트 방열 시트가 주목받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디스플레이는 고효율 방열 시트를 종전 보다 다양한 부품 영역에 확대 적용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방열이 중요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에 적합한 제품을 찾고 있다.

지금까지 디스플레이 업계는 방열 문제에 크게 민감하지 않았다. 휴대폰처럼 신체와 직접 접촉하는 부분이 적고, 24시간 전원을 켜 두고 있는 경우도 드물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디스플레이가 초대형·초고화질(UHD)로 빠르게 발전하면서 도광판 외 전력관리 부품에서도 온도 관리의 중요성이 높아졌다. 특히 베젤 두께가 얇아지면서 내부 공간이 대폭 줄어든 게 문제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외부로 열을 방출할 수 있는 통로 확보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종전에는 백라이트유닛(BLU) 업체가 방열 제품을 자체 부착해 공급했지만 BLU 외 전력관리 부품 등에서도 발열 문제가 중요해져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직접 챙기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미 일찌감치 그라파이트 방열 시트를 적용해 왔다. 그동안 발광다이오드(LED) 광원을 면 발광으로 바꿔주는 도광판 위주로 사용해 오다 최근 디스플레이구동칩(DDI), 파워 매니지먼트 IC(PMIC) 등으로 확대하고 있다. 공급처 다변화도 계획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미국의 전문 생산업체에 물량 대부분을 공급받아왔다.

LG디스플레이는 LCD가 아닌 OLED 디스플레이에 적용하기로 했다. LCD에서는 초기 부품 설계 단계에서부터 열을 방출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자체 발광하는 OLED 소자의 열 방출을 위해선 별도의 고효율 방열 시트를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그라파이트 방열 시트는 고순도 천연 흑연을 시트에 가공해서 만든다. 기존 구리 보다 열전도성이 높고 면 방향으로 빠르게 열을 확산시킨다. 가볍다는 장점이 있지만 가격이 비싼 게 흠이다. 하지만 최근 1년 사이 중국 업체들이 대거 시장에 진출하면서 가격이 절반 가까이 낮아졌다. 작년까지만 해도 그라파이트 방열 시트 가격은 평방미터(㎡)당 10만원에 육박했으나 지금은 5만원대 선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 LCD TV뿐 아니라 OLED에서도 방열 시트는 필수 부품으로 적용될 전망”이라며 “국내 업체들도 성능을 향상한 방열 시트를 준비하고 있어 향후 시장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