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OSP 시스템 구축 본격화···유료방송 전환 노리나

한국방송공사(KBS)가 인터넷 프로토콜(IP) 방식 개방형 방송 플랫폼 ‘오픈 스마트 플랫폼(OSP)’ 구축에 적극 나섰다. 방송 플랫폼 솔루션 협력사와 셋톱박스 협력사를 잇따라 선정하고 일반 가구를 대상으로 시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

KBS는 OSP를 기반으로 지상파 중심 독자적 콘텐츠 유통 채널을 확보하는 한편 직접수신과 인터넷 스트리밍 방식을 융합한 하이브리드 OTT(Over the top) 시장에도 진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KBS의 OSP는 IPTV 등 유료방송 플랫폼과 흡사한 것은 물론이고 향후 유료화 플랫폼으로 확장 구축할 계획이라는 점에서 방송업계에 큰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

22일 방송업계에 따르면 KBS는 지난 4월부터 OSP 전용 안드로이드 운용체계(OS) 기반 스마트 셋톱박스 시제품으로 일반 1000여 가구를 대상으로 시범 서비스를 하고 있다. 셋톱박스 전문업체 이노디지털이 OSP 셋톱박스를 개발·제조 했으며, 판도라TV는 서버 등 전반적 방송 플랫폼 협력사로 참여했다.

방송업계 관계자는 “KBS와 각 협력사는 지난 1월 OSP 관련 방송 플랫폼 솔루션과 셋톱박스 개발을 시작해 4월 시범 서비스를 개시했다”며 “이번 시범 서비스는 OSP 수요를 수집해 시장 상황 파악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KBS 측은 “필드 테스트(시범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협력사는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다”고 전했다.

전자신문이 입수한 ‘OSP 시스템 1단계 구축 사업 제안요청서’에 따르면 KBS는 연내 OSP 사업 추진 범위를 웹 등록 시스템, 광고 시스템, 결제·정산 시스템을 포함한 ‘유료화 플랫폼’으로 확장 구축할 계획이다.

OSP 시범서비스 운영에 참여한 한 협력사 관계자는 “KBS가 OSP 시범 서비스를 진행하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유료방송 사업자와 비교해 주문형비디오(VoD)가 판매되는지 알아보기 위한 것”이라며 “KBS가 VoD 수요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업을 진행하겠지만, 내부 정책에 따라 콘텐츠 상용화 등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KBS의 OSP 구축이 가시화되면서 유료방송 업계는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들은 국민이 내는 수신료로 운영되는 공영방송사가 VoD를 제공하는 대가로 별도 요금을 요구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비판했다.

유료방송 업계 관계자는 “구체적 서비스 정책은 알 수 없지만 KBS가 VoD 등 콘텐츠 제공 대가로 돈을 받는다면 유료방송사업자와 다를 것이 없다”며 “시청자가 수신료와 함께 별도 비용까지 지불하는 이중과세”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KBS의 OSP를 수신료 인상 논의와 유료방송 업계와 진행하는 재전송료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고 있다. IP 기반 독자 방송 플랫폼을 별도로 구축해 수신료 인상의 당위성을 부여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자사 콘텐츠를 OSP에서만 유통하며 유료방송 사업자를 압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KBS 측은 “시범 서비스 기간, 콘텐츠 유료화 등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정해진 사업 정책은 없다”고 밝혔다.

KBS의 OSP 전체 플랫폼 구축 범위
 자료:OSP 시스템 1단계 구축 사업 제안요청서
KBS의 OSP 전체 플랫폼 구축 범위 자료:OSP 시스템 1단계 구축 사업 제안요청서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