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카지노 게임에 국내 사용자 접속차단 논란

정부가 페이스북에서 소셜카지노 게임 사업을 하는 한국 업체를 행정 처분했다. 국내법을 적용하면 당연한 조치지만 페이스북처럼 국경 없는 플랫폼에서 한국 기업만 역차별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최근 게임물관리위원회는 페이스북용 소셜 슬롯머신 게임 개발사 더블유게임즈를 경찰에 고발하고 압수수색했다. 웹보드게임 시행령을 준수하지 않은 게임을 페이스북에 서비스했고 사용자 중 한국인이 포함됐다는 이유에서다.

더블유게임즈는 소셜 카지노게임 중 슬롯머신 소재 게임 붐이 일면서 성장한 업체다. 페이스북용 소셜 카지노게임으로만 월 50억원 매출을 버는 이 분야 국내 대표 기업으로 알려졌다. 전체 사용자 중 한국인 사용자 비중은 극히 미미하다. 압수수색 후 한국 접속자는 차단된 상태다.

웹보드 게임 업계는 정부 방침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페이스북 게임은 진입 장벽이 없는 글로벌 플랫폼인데 유독 한국 기업만 규제의 희생양이 된다는 말이다. 게임물관리위원회는 페이스북 본사에 소셜 카지노게임에 접속하는 한국 사용자를 차단해달라고 요청하고 관련 개발사 단속을 시작했다. 페이스북은 게임위 요청에 아직 이렇다 할 답변을 주지 않았다.

페이스북은 대표적 오픈 플랫폼이다. 게임법에서는 웹보드게임 개정안 시행령에 따라 청소년이 접속할 수 없고 일일 사용 한도 등을 설정해야 하는데 페이스북 소셜 카지노 게임은 관련 규정이 없다. 문화부와 게임위는 더블유게임즈 사례를 해외에 서버를 개설하고 내국인에게 온라인 카지노 게임을 제공하는 것과 동일하다고 해석했다.

문화부는 페이스북 게임에 새로운 기준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처럼 오픈마켓은 아니지만 세계인이 자유롭게 접속해 사용하는 서비스인 만큼 국내법을 동일하게 적용하기는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더블유게임즈 압수수색으로 관련 업계는 잔뜩 움츠러들었다. 페이스북용 소셜 카지노게임을 서비스하는 한 회사 대표는 “한국 사용자 비중이 0.2~0.3% 수준에 불과하지만 조금이라도 문제가 생기는 것이 싫어서 이마저도 모두 차단해버렸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해외 국가는 실제 카지노와 소셜 카지노게임을 엄격히 구분하고 전혀 다른 것으로 본다”며 “반면에 국내는 사용자나 사업자 모두 도박이라고 여기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강석원 문화부 게임산업과장은 “페이스북은 엄연히 구글·애플 같은 플랫폼 사업자는 아니다”며 “국내에서는 웹보드게임 시행령을 준수해야 하지만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동일한 서비스를 하는 만큼 새로운 기준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어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