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회장 "사내유보금, 취지에는 공감하나 다가가는 방법 신중히 검토해야"

박용만 대한상의회장이 23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개막한 `제39회 대한상의 제주포럼’ 개막식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박용만 대한상의회장이 23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개막한 `제39회 대한상의 제주포럼’ 개막식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내 유보금 과세는 하나의 수단이다. 이 수단이 나온 취지인 투자활성화 및 시장에 돈이 돌게 해 가계로 돈이 미치게 한다는 것에는 공감한다. 다만 그 취지에 다가가는 방법의 문제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24일 ‘제39회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사내유보금 과세에 대해 이 같이 밝혔다.

구체적인 정부 방안을 들어봐야 의견을 낼 수 있겠지만 그 방법론을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단, 정부도 기업의 사정을 알고 있는 만큼 기업 상황과 정 반대로 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박 회장은 규제개혁 정책에 대해선 사전규제를 과감하게 없애고 사후규제로 가야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사전규제는 일을 벌이는 것을 막는 것이고 사후 규제는 말썽의 재발을 막는 것이기 때문에 일을 벌이는 것조차 막는다면 사후규제도 의미가 없다는 설명이다. 일을 벌여야 고용도 생기고 창업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사전규제를 들어내고 대신 경제계도 자발적으로 계도하면서 행동으로 옮겨 좋은 관행을 만들어 가야 한다”며 “민관 협력이란 바로 이런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비극적인 사고로 규제개혁에 대한 논의가 잠시 늦춰진 것이 사실”이라면서 “대통령도 거듭 의지표명을 하고 다시 해보자는 공감대도 형성되는 만큼 잠시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통상임금, 근로시간 단축, 정년연장 등 산적한 노동이슈에 대해 대타협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밝혔다. 박 회장은 “노동 이슈 하나하나가 굉장히 영향력이 큰 사안들이기 때문에 다 합치면 기업이 감내하기 어려운 수준이다”며 “자꾸 쌓아만 가다보면 결국 기업이 생존할 수 없는 것은 분명하기 때문에 임금구조 개편 등을 포함해 대타협을 한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들의 투자는 조만간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박 회장은 “투자는 의지보다는 기회의 문제”라며 “미국시장, 유럽시장도 이제 좋아지기 시작했고 중국, 동남아 시장의 성장 역시 유지되는 만큼 이제 다시 투자를 할 기회가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서귀포=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