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보고펀드, LG실트론 투자 책임 놓고 법정 공방 예고

LG그룹과 보고펀드가 LG실트론 투자 책임을 놓고 소송전을 벌이게 됐다.

국내 첫 사모투자전문회사(PEF) 보고펀드는 25일 LG그룹 지주회사 LG와 구본무 LG 회장 등 관련 임원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투자손실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맞서 LG는 보고펀드에 배임 강요와 명예 훼손 소송 등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소송은 지난 2011년 LG실트론의 상장 절차 중단으로 인한 책임을 따지기 위한 것이다. 보고펀드는 지난 2007년 당시 동부그룹이 보유하고 있던 LG실트론 지분을 인수했는데 이후 기업공개(IPO)가 미뤄지고 사업도 악화돼 손실을 입었다. 보고펀드는 LG 측의 잘못된 판단으로 투자금 회수 기회를 잃었다는 주장이다. 보고펀드는 투자 당시 빌린 돈을 갚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LG는 보고펀드가 자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자 즉각 반박 자료를 내고 맞소송을 시사했다. LG는 △보고펀드의 LG실트론 투자는 LG와 협의 없이 독자적으로 이뤄졌고 △보고펀드가 투자 손실 보전을 이유로 LG에 LG실트론 지분 고가 매입을 강요했고 △IPO 연기는 당시 일본 지진,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인해 무리하게 상장을 추진하면 주식시장 물량 소화가 어렵다는 판단에 의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LG실트론의 사파이어 웨이퍼 사업 추진과 이후 수익성 확보가 힘들었던 것은 전체적인 시장 상황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LG는 “LG실트론이 엔화 약세를 앞세운 일본 업체의 가격 공세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강도 높은 경영 쇄신으로 본원적 사업 경쟁력과 기업 가치를 높이는데 전념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