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환경 히트기업을 찾아서]파워큐브

세계적으로 전기자동차 이용이 크게 늘고 있지만 관련 업계의 가장 큰 고민은 여전히 충전인프라다. 이 때문에 충전인프라부터 확보해야 할지, 전기차부터 보급해야 하는지,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문제는 지금도 쉽게 풀리지 않는 숙제다.

파워큐브 직원들이 전기차 충전기 테스트와 리뷰 중인 모습.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파워큐브 직원들이 전기차 충전기 테스트와 리뷰 중인 모습.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이 같은 고민에 대한 해결책을 내 놓은 기업이 있다. 파워큐브(대표 한찬희)는 지난해 케이블 형태의 충전 솔루션 ‘E라인’을 개발했다. 이 제품은 별도 설비 없이 충전 가능한 차량 내장형 충전기로 국가 전력수급에 기여할 수 있는 스마트그리드의 핵심 기능을 담고 있다.

2010년 설립된 파워큐브는 중대형 배터리 분야 전력 제어기술을 확보하며 전력제어장치나 제어관리시스템을 개발해 왔다. 특히 골프카트와 무정전전원공급장치(UPS), 지게차 등에 들어가는 배터리를 재활용할 수 있는 복원기술을 보유한 국내 몇 안 되는 기업이다.

회사는 배터리 제어기술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하며 업계 최초로 케이블 형태의 충전기를 개발했다. 이 제품은 전기차 충전뿐 아니라 사용자 인증과 실시간 전기사용량 체크가 가능해 사용자에게 요금을 부과한다. 별도의 충전설비 없이도 전기 콘센트가 있는 곳이면 어디서나 충전이 가능해 전기차 전용 주차장 문제해결은 물론이고 도전까지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다.

충·방전과 과금·전력량계·통신 장치로 구성돼 일반 220V 전원 콘센트에서 충전하고 사용한 전력량에 따른 요금은 차량 소유자가 납부한다. 일반 주차장 등 건물 내 콘센트에 부착된 RF태그를 통해 사용자 인증을 거친 후 상용무선망(3G·WiFi)으로 사용 정보를 중앙서버에 전달하는 방식이다.

결국 다른 사람 소유 건물이나 시설물 전기를 이용하지만 전기요금은 사용자가 부담하는 셈이다.

여기에 업계 처음으로 전력 역전송이 가능한 V2G(Vehicle to Grid)나 V2M(Vehicle to Machine) 기술을 채택했다. 전기차 구동에 필요한 방전뿐 아니라 전력망이나, 가정의 가전기기·대형 중전기에도 전기를 보낼 수 있는 첨단 기술이다. 이 제품을 집단 사용할 경우 국가 전력 피크 시 전력을 역전송하는 것은 물론이고 다수의 충전기 사용을 제한해 전력소비를 막을 수 있다. 국가 전력 수요공급용으로도 활용이 가능한 셈이다. 실제 최대 3.2㎾h의 전력을 역전송할 수 있는 이 제품을 100만대 전기차에 적용하면 3200㎿h 전력을 모을 수 있다. 이는 원자력발전소 3기에서 생산하는 전력량과 맞먹는 량이다. 전기차가 수천만원 상당의 가정·산업용 에너지저장장치(ESS)를 대체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파워큐브의 기술 가치를 먼저 알아본 건 글로벌 자동차부품업체인 독일 보쉬다. 파워큐브의 E라인은 올 초부터 보쉬와 국제 규격과 디자인 등 일부 기능을 보완한 양산형 제품 공동 개발에 따른 최종 공급 계약을 앞두고 있다. 이뿐 아니라 독일 글로벌 완성차 업체 전기차 모델 전용 충전기 공급도 논의되고 있다.

한찬희 사장은 “파워큐브의 전기차 충전 솔루션은 일반 콘센트를 V2G 게이트로 활용하면서 역전송이 가능하기 때문에 간편한 충전은 물론 국가 전력수급에 필요한 ESS 기능까지 지원한다”며 “전기차가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닌 스마트그리드의 핵심요소로 그 가치를 높이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