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결제시장, 유심(USIM) 지고 클라우드 뜬다

모바일 결제시장에 ‘탈(脫)통신’ 바람이 거세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비자카드에 이어 마스터카드가 오는 8월 클라우드 기반 모바일결제 방식 HCE(Host Card Emulation)와 가입자식별모듈(SIM) 표준기술을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 세계 신용카드 시장의 70%를 장악하고 있는 비자와 마스터카드가 ‘탈유심(USIM)’ 모바일 결제를 선언하고 카드정보를 가상의 클라우드에 저장하는 새로운 모바일 결제 방식을 채택한 것이다. 이는 사실상 통신사와 모바일 결제 공생관계를 청산하겠다는 의미로 국내 카드사도 후속 대책 마련에 돌입하는 등 모바일결제 재편 움직임이 일고 있다.

지난 2월 비자카드는 비접촉식 결제 솔루션인 비자 페이웨이브의 카드정보를 클라우드에 저장하는 새로운 모바일 결제방식을 내놓았다. 이는 구글의 최신 안드로이드 운용체계(OS) ‘킷캣(Kit Kat)’에 기반을 두고 작동하는 것으로 비접촉식이라 소비자가 스마트폰을 단말기에 가져다 대기만 해도 결제가 가능하다. 그 후 비자는 국내 카드사 대상으로 관련 기술을 소개하고 시스템 전환에 협력하고 있다.

마스터카드도 다음 달 클라우드 기반 모바일결제 시스템 표준 기술을 공개한다. 마스터카드는 국내 카드사를 대상으로 물밑 작업에 돌입하고 우리나라에 적합한 기술협력 등도 약속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신용카드사는 시스템 전환 여부를 놓고 내부 검토에 들어갔다. 이 시스템을 도입하면 카드사는 이동통신사와 업무 협조나 제휴 없이 모바일 카드를 직접 발급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클라우드에 카드 및 결제 정보를 저장할 수 있어 독립적 운용이 가능하다. 또 이통사에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되고 다양한 사업 확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HCE시스템 전환이 카드업계가 모바일 결제 분야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보안성 문제 등에 신중한 검토가 이뤄지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