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투자 7년만에 한-일 역전…한국, 비중화권 1위 투자국으로 ‘우뚝’

한국의 대(對)중국 투자가 두드러진 증가세를 보이며 올 상반기 비중화권 국가 중 1위 투자국으로 올라섰다. 상반기 중에만 지난해 전체 투자액에 근접하는 등 중국 내수공략을 위한 제2의 중국투자 진흥기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반면 일본의 중국에 대한 투자액은 급속히 냉각되는 양상을 보이며 7년 만에 한국과 역전, 지난해 동기 대비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30일 한국무역협회(회장 한덕수) 북경지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1월~6월) 중 중국에 대한 외국인 실제투자액은 633억3000만 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2.2%가 증가하는 데 머물렀지만 한국의 투자액은 28억 달러를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6%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화권인 홍콩(438억 달러), 대만(31억2000만 달러), 싱가포르(30억9000만 달러)를 제외하면 중국에 투자한 해외국가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지난해 전체 투자액 30억6000만 달러에 근접하는 투자가 상반기 동안에만 이뤄졌다. 이에 따라 지난 2004년 수립한 연간 최대 투자액 62억5000만 달러를 갱신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일본의 대중국 투자는 우리와 정반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상반기 중 일본 대중국 투자액은 24억 달러로 지난해 동기대비 48.8%나 줄어 한국을 밑돌았다. 일본의 투자액이 한국보다 적은 수준으로 떨어진 것은 2007년 이후 7년 만이다. 최근 3년간 연 70억 달러 전후의 금액을 중국에 투자해 왔으나 현재와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올해는 50억 달러에도 미치지 못할 전망이다.

투자곡선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것은 최근 한중 간 우호적인 경제협력 관계를 잘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은 IT와 자동차를 중심으로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데다 지난해 중국의 제1수입국(한국의 수출)으로 올라선 이후 그 지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향후 한·중 FTA협상으로 서비스 부분이 개방될 경우 투자대상 산업 다원화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최용민 한국무역협회 북경지부장은 “한류로 인해 한국 상품과 문화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가운데 한국 기업들도 중국 내수시장 진출을 위해 투자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서비스 분야는 물론이고 제조업과 서비스를 결합한 복합투자로 수익성을 제고하는 치밀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