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우리나라 클라우드 산업, 성장 걸림돌은

[이슈분석]우리나라 클라우드 산업, 성장 걸림돌은

클라우드 컴퓨팅 산업 성장을 위한 첫단계로 클라우드 관련 법 개선이 시급하다. 그러나 우리나라 IT 생태계 특성 상 해외에 비해 클라우드 산업 성장이 더딜 수 밖에 없는 요소들이 있다. 기업의 정보 공유에 대한 부담감, 기존 솔루션 시장 잠식 등이 클라우드 산업 성장의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 기업은 클라우드 컴퓨팅 도입으로 자사 정보가 외부나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과 공유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 기업 IT 담당자는 “데이터베이스(DB)부터 대부분 IT 솔루션이 정보를 중앙 관리하는 방식으로 사용하는 경향이 크다”며 “클라우드 서비스의 맹점인 IT 인프라 대여는 우리나라 정서에 맞지 않다는 인식이 업계에서 팽배하다”고 밝혔다. 국내 진출한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 관계자도 “기업 고객이 IT 예산 절감 등을 이유로 클라우드 도입에 많은 관심을 가지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실제 도입 과정에서 내부 정보를 외부 서비스 망을 통해 유통한다는 것에 대한 부담이 커 도입을 망설이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개인정보보호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되고 있다. 최근 해킹 등으로 인한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연이어 터지면서 클라우드를 통한 정보 공유를 꺼린다는 것이 업계 평가다. 미래부에서 발의한 클라우드 발전법에서 이용자 보호 근거 규정을 마련한 것도 이 때문이다. 미래부 발의안에 따르면, 클라우드 서비스 품질, 성능, 정보보호에 관한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 관련 기준을 고시해야 한다. 이용자 정보 유출 등의 사고가 발생하면 이용자와 관련 행정기관에 알려 대응 조치해야 한다.

지금까지 패키지 형태로 공급됐던 솔루션 시장을 클라우드가 잠식한다는 것도 산업 성장을 막는 배경으로 지목됐다. 전사자원관리(ERP) 솔루션 기업 관계자는 “ERP 솔루션을 클라우드 형태로 제공할 수 있지만 국내 시장에 선보일 시기를 검토하고 있다”며 “기존 패키지 SW보다 저렴한 서비스 때문에 ‘자기시장잠식’ 상황이 올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기업 내 조직문화와 인력 구조가 바뀌는 부담감 때문에 쉽게 클라우드를 도입하지 못하는 곳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IT 인프라를 갖춘 기업일수록 클라우드 도입을 꺼려하는 경우가 많다”며 “기업 문화 특성 상 한번 정착한 IT 환경을 변경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