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 움직임으로 자가발전하는 반영구 심장박동기 개발

국내 연구진이 압전나노발전기로 전기에너지를 생성해 반영구적으로 작동 가능한 자가발전 심장박동기 실험에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인체에 적용하면 배터리가 필요 없는 인공 심장박동기를 구현할 수 있고, 생체이식형 의료기기 수명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신체 움직임으로 자가발전하는 반영구 심장박동기 개발

KIAIST 이건재 교수팀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정보영 교수팀은 공동연구를 통해 신체의 미세한 움직임을 통해 전기에너지를 만드는 압전나노발전기를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이번에 개발한 압전나노발전기는 굽힘과 누름 등 압력에 의해 8.2볼트(V)의 전압과 0.22밀리암페어(㎃)의 전류를 생성했다. 연구팀이 쥐의 심장을 직접 자극해 심장박동을 인위적으로 규칙화하는데도 최초로 성공했다.

이 발전기를 인공심장박동기에 사용하면 수명을 늘리는 것은 물론이고 그동안 에너지가 부족해 불가능했던 심장의 실시간 모니터링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공심장박동기는 심장박동이 불규칙한 환자 몸속에 이식되어 심장에 전기자극을 가해 박동을 정상적으로 만들어주는 의료장치다. 하지만 제한된 배터리 수명 때문에 주기적으로 기기를 교체하는 시술이 필요한데, 이는 노약자 등 환자에게 감염이나 출혈을 유발할 수 있어 매우 위험하고 불편했다.

정보영 교수는 “이번 연구를 임상에 적용하면 자가발전 심장박동기에 사용될 뿐만 아니라 부정맥과 같은 심장의 이상증후를 미리 진단해 심장마비 등을 예방할 수 있다”며 “다양한 이식형 의료기기의 에너지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 글로벌프론티어사업 스마트IT융합시스템연구단(단장 경종민)과 중견연구자지원사업 지원으로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트 머티리얼스’ 7월 23일자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