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드인 차이나, 이젠 `반도체`까지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세계 주요 반도체 제조기업중국 반도체 수입액 추이(단위:억달러)

“이제는 ‘반도체’다.”

중국이 반도체 육성에 발벗고 나섰다. 1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중국 내 1위 반도체업체인 SMIC는 스마트폰용 첨단 LSI(대규모 집적 회로) 분야에 뛰어들기로 했다 2, 3위 LSI 개발 전문업체는 정부에 의해 강제 통합된다.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이지만, 다양한 산업 제품의 성능을 결정하는 반도체는 대부분 수입에 의존해 왔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와 공산당은 반도체산업 발전 기금까지 조성하는 등 전방위 지원에 나서고 있다.

SMIC는 지난달 시스템 LSI를 하도급 생산키로 퀄컴 측과 합의했다. 28나노미터의 가공 기술을 이용, 내년부터 생산에 들어간다. 지난 5월에는 중국 과학원·칭화대 등과 20나노미터 기술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앞으로는 해외에 의존하지 않고 미세 회로 기술을 확보하겠다는 뜻이다.

SMIC는 중국 최초의 반도체 제조업체로 지난 2000년에 출범했다. 초기 부진을 털고, 올해 2분기에만 5680만달러의 순익을 기록하는 등 9분기 연속 흑자 행진을 지속 중이다.

치우츠윈 SMIC 최고경영자(CEO)는 니케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내년에는 28나노미터 LSI가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올해 설비 투자액을 11억달러로 10% 상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중국의 반도체 산업 육성 계획은 현재 한국과 미국, 일본, 대만을 중심으로 편제돼 있는 세계 반도체 판도에 일대 변화를 예고하는 조치다.

중국 국무원은 지난 6월 ‘국가 IC산업 발전 추진 지침’을 공표, 내년도 자국 반도체 산업의 매출 목표를 3500억 위안으로 잡았다. 이는 지난해 대비 40% 증가한 액수다.

지침에 따르면, 중국은 ‘국가 산업 투자 기금’을 조성하는 한편, 세금 우대와 정부 조달 확대를 통해 반도체 산업을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기금 규모는 총 1200억 위안(약 20조원). 이와는 별개로 베이징시도 300억위안의 기금을 만드는 등 지방 정부도 반도체산업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 2000년에도 반도체의 국산 비율을 2010년까지 50%로 끌어올린다는 육성책을 내걸었지만 실패한 바 있어, 이번 지침에 사활을 걸고 있다.

차 한 대에 최첨단 LSI가 50~100개씩 탑재되는 등 반도체가 중국에서 생산되는 여러 공업 제품의 경쟁력을 좌우하면서 더 이상 이를 등한시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중국반도체산업협회에 따르면, 중국에서 필요한 반도체의 국산 비율은 지난해 기준 38.3%였다. 하지만 이 수치는 인텔 등 중국내 외자 공장 생산분까지 포함한 것이다. 중국의 미세 가공 기술은 세계 선두 대비 2세대 정도 뒤쳐져 있어, 순수 중국자본에 의한 실제 공급율은 20% 이하라는 게 IHS 아이서플라이의 분석이다.

이같이 낮은 국산화율은 중국 경제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지난해 중국의 반도체 수입액은 약 2557억달러. 이는 원유 수입액을 크게 웃도는 것으로 반도체는 전체 수입 품목중 1위를 차지, 대외무역수지 악화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품목으로 꼽힌다. 특히 중국의 원유 자급률이 40% 이상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반도체산업의 경쟁력 강화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게 중국 당·정의 판단이다.

시진핑 지도부는 전체 제조업의 전반적 고도화를 위해 반도체의 국산화 확대는 불가결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최근들어 문제가 되고 있는 미국 등 서방에 의한 각종 사이버 공격을 막기 위해서라도 자국산 반도체를 통해 IT제품의 안전성을 원천적으로 높이려 한다.

‘반도체’는 중국의 최대 수입품목

세계 주요 반도체 제조기업(2013년도 기준)

메이드인 차이나, 이젠 `반도체`까지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