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자동차 부품업계 IT 융합 새 성장동력 `사활`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들이 IT 첨단 전장 부품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전조등, 배기계 시스템, 고무호스 등 전통적인 기계 부품 중심 사업 구조를 갖춘 업체들이 전자 및 IT와의 융합으로 성장동력을 개척하고 있다. 스마트카 시대에 대비하기 위한 국내 자동차 부품 업체들의 변신 및 선진화가 가속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에스엘, 세종공업, 평화산업, 삼보모터스 등 전통적인 자동차 부품업체들이 잇따라 전장 연구개발 관련 조직을 강화했다.

국내 헤드램프 대표 업체인 에스엘은 지난달 조직개편으로 ‘전자개발센터’를 발족시켰다. 신설된 전자개발센터는 기존의 선행연구개발 조직과 사업부문별 전자 관련 인력을 통폐합해 각종 전장 부품 개발을 전담토록 했다. 에스엘은 센터를 활용해 지능형운전자보조시스템(ADAS)에 탑재되는 카메라 센서를 중심으로 다양한 전장 부품을 개발할 방침이다.

에스엘 관계자는 “차량 전장화와 동시에 스마트카 및 자율주행 기술 개발이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며 “이 같은 트렌드에 적극 대응하고 전장 부품 관련 인력을 통합해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한 조직 개편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소음기와 배기가스 정화장치 등 배기계 시스템 전문업체인 세종공업도 전자와의 융합으로 신성장동력 찾기에 나섰다. 회사는 지난 2008년 설립한 용인 광교연구소를 조만간 ‘전장연구소’로 확대 개편할 방침이다. 이를 위한 인력 보강 및 연구 인프라 확대 작업을 진행 중이다.

세종공업이 주목하고 있는 차세대 성장동력은 스마트카 및 자율주행 기술의 기반이 되는 영상 센서다. 업체는 전장연구소를 중심으로 기존 주력 사업의 전자화에 대응하는 동시에 차량용 영상 센서 시스템 개발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세종공업은 이미 연료전지차를 위한 각종 센서를 양산하고 있어 스마트카용 영상 센서 모듈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외에도 각종 차량용 부품에 적용되는 고무호스를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평화산업도 계열사인 평화ENG를 활용해 차량용 라이다 센서 시스템 통합 기술을 개발 중이다. 또 엔진, 변속기 등 파워트레인용 부품을 주력으로 생산하는 삼보모터스도 IT와 융합한 차량 안전 시스템, 센서 연동, 유무선 통신 기술 등을 개발하고 있다.

이 같은 전통적인 자동차 부품업체들의 전장 연구개발 강화는 완성차를 포함한 국내 자동차 산업의 고도화를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이를 위해 정부 차원의 연구개발 지원 및 전문 인력 양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순수 기계 중심 자동차 부품은 국산화가 거의 완료됐지만 전장 및 스마트카 부품 영역에서는 국내 부품업체들의 기술 역량이 아직 부족하다”며 “개발 단계부터 완성차와 협업하는 등 핵심 기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산업 차원의 육성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