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보는 과학뉴스]금속기판 그래핀을 원하는 기판에 쉽고 빠르게 옮긴다

그래핀은 전기적·기계적·화학적·물리적으로 매우 뛰어난 특성을 가져 ‘꿈의 신소재’로 불린다. 두께는 탄소원자 1개 수준에 불과한 얇은 막으로, 구리보다 100배 이상 전기가 잘 통하고 강철보다 200배 이상 강하다. 탄성도 뛰어나기 때문에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전자종이, 웨어러블 컴퓨터 등 휘어지는 기기에 사용할 수 있다.

[한눈에 보는 과학뉴스]금속기판 그래핀을 원하는 기판에 쉽고 빠르게 옮긴다

이 같이 뛰어난 성질로 인해 많은 연구자들이 상용화와 다양한 응용분야 적용을 위한 연구를 하고 있다.

그래핀 상용화의 걸림돌은 생산에 걸리는 시간과 절차가 복잡하다는데 있다. 현재는 화학기상증착법을 이용해 넓은 면적의 그래핀을 합성하고, 이를 원하는 기판에 옮기는(전사) 과정을 통해 생산한다. 이 과정에서 몇 가지 문제점이 발생한다. 우선 금속판에 그래핀을 합성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려 생산성이 떨어진다. 녹은 금속이 불순물이 돼 환경에도 유해하다.

또 그래핀이 수용액 속에서 형태를 유지하고 손상을 줄이기 위해 얇은 폴리머층을 입힌다. 하지만 원하는 기판에 그래핀을 옮기고 나서 이 폴리머층을 제거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그래핀 오염 없이 제거하기가 매우 어렵다. 마지막으로 그래핀을 원하는 기판에 전사한 후 전사된 기판과 그래핀의 접착력이 약한 것도 단점이었다.

한창수 고려대 기계공학과 교수팀이 KAIST, 한국기계연구원과 공동연구를 통해 기존의 그래핀 제작 과정의 단점을 극복한 성과를 내놨다.

연구팀은 화학기상증착법으로 합성한 그래핀을 원하는 기판에 별다른 처리 없이 직접 전사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그래핀 생산성이 매우 높고, 환경 친화적이다. 성능도 우수했다.

연구팀은 금속판 위에 성장한 그래핀 위에 전사될 기판을 접착시킨 후 기계적 압력, 높은 온도, 높은 전기장을 가해 그래핀과 전사될 기판사이에 큰 접착력이 발생하도록 했다. 특히 PET(폴리에틸렌테레프탈레이트), PDMS(폴리디멜틸실론산), 유리와 같은 다양한 기판에 전사하는데 성공해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새로운 방식으로 만든 그래핀은 기존 수용액에서의 전사방식을 통해 얻은 그래핀에 비해 손상정도가 적었다. 85°C, 85%의 매우 높은 습도와 온도에서도 기계적·전기적으로 안정된 특성을 보였다.

연구팀은 그래핀을 이용한 응용제품 상용화를 앞당기기 위해 필수적인 나노패터닝, 그래핀 전사, 배리어 특성 향상, 습도센서, 물 정화기술에 대한 후속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연구한 기술을 바탕으로 고성능 그래핀 트랜지스터에 적용해 다양한 유연 전자소자 분야에 적용하려는 시도도 하고 있다.

연구팀은 “2차원 소재의 매우 다양한 특성을 갖는 그래핀은 투명전극, 전자회로, 보호막 등 미래의 다양한 전자기기에서 폭넓게 이용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래핀 물질을 다루는 기본적인 직접 전사 기술은 향후 그래핀을 이용한 전자소자를 비롯해 다양한 제품 개발에 활발하게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