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사이트]IP금융 정착 위한 창의자본 조성 선행돼야

창조경제의 핵심은 가능성에 투자하는 금융환경 조성과 지식재산의 창출, 보호, 활용 체계의 구축이다. 아이디어, 발명, 특허 창출과 활용에 투자하고 그 보상으로 새로운 아이디어 등이 재창출되는 선순환구조를 만드는 것이 창조경제의 원동력임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이슈&인사이트]IP금융 정착 위한 창의자본 조성 선행돼야

이러한 금융환경 조성을 위한 정부의 최근 노력은 매우 고무적이다. 정부는 금융위원회를 중심으로 은행연합회에 기술정보데이터베이스(TDB)를 구축하고 기업신용정보와 기술정보를 같이 평가하는 기술신용평가정보회사(TCB)를 지정해 금융기관이 이를 활용하도록 다양한 인센티브 장치를 마련했다. 또 신뢰할 수 있는 기술가치평가모델 정립 노력으로 금융기관들이 기술금융과 IP금융 확대에 나서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제 창의자본 조성으로 IP금융 활성화에 나서야 한다. 가능성에 투자하는 금융환경이 활성화되고 정착되기 위해서는 창의자본을 바탕으로 IP가 거래되고 투자되는 시장을 만들어나가는 것이 선결과제다. 창의자본은 IP를 수익자산으로 인식하고 적극적인 거래와 투자로 수익을 창출하는 대표적인 모험자본이다.

인텔렉추얼디스커버리(ID)는 지난 3년간 국내 최초로 4700억원 규모의 창의자본을 조성해 △지식재산(IP) 수익화에 직접투자 △기업에 IP금융 제공 △우수한 IP 보유 초기기업 창업투자 등을 진행해 왔다.

최근 국내 IP금융 확대 논의에서 자본시장에서의 IP 역할 논의는 미약하다. 그 원인은 IP가 수익자산이라는 인식이 부족하다는 데 있다. 해외에서는 이미 창의자본이 일반적으로 정착했다. 미국에는 특허투자전문회사가 800개 이상이고 투자기법도 계속 다양화하고 있다. IBM,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글로벌기업도 특허 수익화에 적극 나서고 있으며, 특허에 투자하는 펀드도 수십억달러 규모인 것과 비교하면 우리는 아직 걸음마 단계다. 성장사다리펀드에서 IP직접투자 펀드를 조성한 것은 큰 진전이나 KDB산업은행이나 IBK기업은행과 같은 정책금융기관 외에 기관투자자나 민간투자자의 시장 참여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투자자들이 IP투자를 꺼려하는 이유는 가치평가의 신뢰성 등에도 원인이 있겠지만 더 큰 이유는 ‘IP에 대한 투자가 과연 성공할까’라는 불확실성에 있다. 그러나 IP가 유망한 대체투자자산이라는 점은 이미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검증된 사실이다. 글로벌 IP전문지인 ‘iam’에서 선정한 ‘세계 IP시장을 움직이는 리더 40인’에 선정된 인물 중 특허투자펀드 관계자가 7명이나 되는 것이 이를 입증한다. 638억달러의 자산을 운용하는 세계적 투자전문회사 포트리스(Fortress)그룹도 IP파이낸싱 조직을 별도로 두고 있다.

국내에도 매년 500억원 규모의 창의자본을 조성하고 이를 성공적으로 운영한다면 IP거래 투자시장에 기관투자자와 민간투자자의 참여를 가능하게 할 것이다. 초기 벤처기업 투자펀드 조성에 정부의 마중물이 결정적 기여를 한 것처럼 창의자본 조성에도 정부 마중물 역할이 반드시 필요하다.

또 이러한 펀드를 전문적으로 운용하는 지식재산관리회사(NPE)의 육성 역시 중요하다. 세계 IP시장은 IP의 수요자와 공급자, 투자자 그리고 이들을 이어주는 NPE의 삼각축을 중심으로 움직인다. IP와 투자금융의 접점에서 이들 상호 간 공통언어를 만들어주는 NPE의 역할이야 말로 IP거래 투자시장 조성의 중추라 할 수 있다.

현재 IP담보대출 등에 국한된 투자금융상품 다양화도 필요하다. 라이선싱 투자, IP수익권 투자, 벤처기업이 보유한 IP 지분에 대한 투자, 대규모 IP매집펀드에 대한 투자 등 투자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구축한다면 투자 리스크를 완화하고 수익화 성공 가능성을 높여 IP투자금융시장에 기관투자자 및 민간투자자의 적극적 참여를 유도할 수 있을 것이다.

우선 IP회수펀드부터 시범적으로 조성해야 한다. 기업이 부실화되면 그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IP자산 관리는 거의 이뤄지지 않아 아까운 IP자산이 사장되거나 해외로 유출된다. 은행권이 공동으로 회수펀드를 만들어 담보IP를 매입해 회수처리하고 해당 IP들을 지식재산전문회사에 위탁해 수익화하는 등 거래시장을 만들어 나가면 IP의 사장과 유출을 막음과 동시에 금융투자기관의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회수펀드로 축적된 거래 실적은 시장접근법에 기반한 가치평가 신뢰성 제고에도 도움이 됨은 물론이다.

강순곤 인텔렉추얼디스커버리 대표 soongon.kang@i-discove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