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53개 채널로 OSP 시범 서비스 본격 개시···상용화 박차

한국방송공사(KBS)가 직접수신과 인터넷 프로토콜(IP) 방식을 결합한 개방형 방송 플랫폼 ‘오픈 스마트 플랫폼(OSP)’ 시범서비스에 무려 53개 채널을 송출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케이블, IPTV 등 유료방송 서비스에 버금가는 콘텐츠 제공량이어서 파장이 예상됐다. KBS가 OSP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거나 저가 상품으로 판매할 경우 유료방송의 가입자 이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19일 방송업계에 따르면 KBS는 최근 △서울·수도권 지역 거주자 △지상파 디지털 방송 시청가능자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가입자 등 일정 기준을 충족한 일반 시청자 1000여 가구에서 OSP 시범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KBS는 체험단으로 선정된 가구에 20만원 상당 셋톱박스, VoD, 다채널 서비스 등을 무료로 제공하고 OSP와 관련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KBS 측은 “OSP 기술을 검증하기 위한 실험방송을 진행 중”이라며 “그 일환으로 서울 우장산 지역 아파트 한 개소 등 참여 희망 주민을 대상으로 기술 검증을 실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KBS는 OSP 시범서비스 기간 동안 지상파 디지털 방송을 비롯해 24시 뉴스, ETN연예, 육아방송, 재능잉글리시 등 48개 TV채널과 5개 라디오 채널을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180여개 채널을 제공하는 케이블TV와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지상파 방송 채널은 안테나를 활용한 직접 수신 방식으로 나머지 채널은 IP 방식으로 전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KBS 측은 “현재 실험방송에서 제공한 콘텐츠는 OSP 기술 개발·검증을 위한 것으로 (채널)개수가 (최종적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방송업계는 향후 KBS가 OSP를 상용화하면 국내 방송시장 구조가 급변할 것으로 내다봤다. 케이블TV, 위성방송, IPTV 등 유료방송 가입자가 OSP로 이탈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012년 영국에 등장한 지상파-IP 하이브리드 방송 플랫폼 ‘유뷰(YouView)’는 서비스를 개시한지 8개월만에 가입 가구 수 40만을 확보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유료방송 가입을 꺼려하는 디지털TV 보유자를 적극 공략한 덕분이다.

방송업계는 KBS가 현재 시범 서비스 중인 OSP 서비스를 당장 상용화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통신서비스 품질(QoS)을 강화하기 위해 OSP 전용망을 확보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KBS가 OSP에 다채널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해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에 지불하는 수신료가 부담이 될 것이라는 것이다. 셋톱박스 등 하드웨어와 관련해 설치, 사후서비스(AS) 등을 제공할 인력과 협력사를 확보해야 하는 것도 과제다.

방송 업계 관계자는 “통신·IPTV사업자가 컨소시엄에 참여한 영국 유뷰처럼 KBS OSP도 전용망을 구축하기 위해 망 사업자의 도움이 필요하다”며 “KBS가 공영방송사로서 실시간 채널을 무료로 제공하는 만큼 PP 수신료 부담을 감당하기 어려운 것도 넘어야 할 장벽 가운데 하나”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KBS 측은 “실험방송을 통한 기술 검증만 진행하고 있고 (OSP) 상용화는 정책적으로 결정된 바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