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국가 R&D 경상기술료 최대 4%p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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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국가 연구개발(R&D) 과제를 수행한 기업으로부터 매출에 따라 거둬들이는 경상기술료 요율을 최고 4%포인트(p) 인하한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이 같은 내용의 ‘정부 납부 경상기술료 제도 표준화 방안’을 마련해 19개 R&D 수행 부처에 전파했다고 20일 밝혔다. 강제성이 없는 가이드라인 성격이지만 나머지 부처들과 협의 내용을 반영해 작성했기 때문에 시행에는 큰 무리가 없을 전망이다.

정부 납부 기술료는 국가 R&D 과제를 수행해 기술 개발에 성공한 기업이 정부에 출연금(과제비) 일부를 돌려주는 제도다. 정부 출연금 중 일정 비율을 한번에 내는 정액기술료, 기업 매출액 중 일정 비율을 수년에 걸쳐 내는 경상기술료 제도로 나뉜다. 기술 이전 또는 성공 판정 시 둘 중 한 가지 제도를 택해 기술료를 납부해야 한다. 일종의 ‘출연금 환수 제도’로 기업의 기술 혁신에 걸림돌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2016년부터 걷는 경상기술료는 중소기업 기준 매출액의 1%, 중견기업 기준 매출액의 3%, 대기업 기준 매출액의 4%로 낮아진다. 부처마다 달랐던 기존 요율은 중소기업 1.25~2%, 중견기업 3.75~6%, 대기업 5~8%였다.

매출액 발생 연도부터 10년간 납부하던 것을 5년간 납부하도록 해 기업 부담을 줄였다. 또 매출이 아무리 많이 발생해도 매출액에 따라 납부한 기술료 누적액이 정부 출연금을 넘어서면 더 이상 기술료를 걷지 않는다.

경상기술료와 별도로 내던 착수기본료 징수요율도 내렸다. 중소기업이 정부 출연금의 5%, 중견·대기업이 정부 출연금의 10%씩 내던 것을 중소기업 2%, 중견기업 6%, 대기업 8%로 낮췄다. 착수기본료는 경상기술료 납부 시작 시 일시 납부하는 별도 금액으로, 기술료 확정 통보 후 30일 이내에 납부하게 돼 있었다. 가이드라인에서는 이 납부 기한을 3개월 이내로 늘렸다.

지난 1월 산업기술진흥협회 설문조사 당시 기업들은 경상기술료 징수요율 적정 수준이 중소기업 1.03%, 중견기업 2.75%, 대기업 4.5%라고 응답했다. 착수기본료 징수요율 적정 수준은 중소기업 3.3%, 중견기업 7.5%, 대기업 10.1%라고 응답했다. 산업계 요구가 대체로 반영된 셈이다.

그러나 가장 큰 부담으로 지적됐던 정액기술료 문제는 세수 감소 우려 때문에 이번에도 해결하지 못했다. 국가 R&D 과제를 수행해 기술 개발에 성공한 기업은 여전히 출연금의 10~40%에 달하는 정액기술료를 내야 한다. 현재 납부 요율은 중소기업 10%, 중견기업 30%, 대기업 40%다.

대부분의 정부 부처와 기업이 정액기술료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제도 개선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현재 경상기술료 제도를 운용 중인 부처가 19개 중 3개 부처에 지나지 않고 채택률도 미미한 상황이다.

미래부는 경상기술료 문턱을 낮춘 만큼 제도 채택이 확대되면 기업 부담을 경감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한형주 미래부 연구제도과장은 “단번에 기술료 부담을 해결하기는 어려운 일”이라며 “경상기술료 부담을 줄이고 문턱을 낮춘 만큼 조금씩 개선되는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상기술료 징수요율 신구 비교 / 자료 : 미래창조과학부>


※경상기술료 징수요율 신구 비교 / 자료 : 미래창조과학부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